#2. 수십개의 침실과 욕실, 일광욕 전용실, 도서관, 최고급 스파 시설까지….
얼마나 큰 집인지 도무지 감이 안오는 건물 면적 1255㎡의 이 주택은 미국 코네티컷주 그리니치 해변가 위치하고 있는데요. 바다에 접해있는 관계로 '쿠퍼 비치 팜'이라고 불리우고 있습니다. 1.6km 길이의 해안선을 한눈에 내다볼 수 있는 전망이 일품이라는 이 주택의 가격은 1억9000만달러. 한화로 환산해보면 약 2100억원입니다.
너무 규모가 커서 정문부터 1km 가까이 더 들어가야만 건물이 나온다는 이 집은 가격도 가격이지만 그에 못지않은 예술미로 유명세를 얻고 있습니다. 프랑스 르네상스 양식으로 마무리된 고풍스럽고 웅장한 외관과 상상 이상의 정원이 아름다운 전망과 어우러져 운 좋게 이 집을 보게 된 이들은 탄성을 멈추지 못한다고 하는데요. 이 집이 이렇게 높은 가격을 자랑하는 건 아무에게나 허락되지 않는 고유한 역사성을 갖췄기 때문이라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2100억원. 선뜻 와닿지 않는 집값을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이 뜨겁습니다.
'하루만 저런 집에서 살아 봤으면 소원이 없겠다'는 의견도 눈에 띄지만 '815만분의 1' 확률을 뚫고 로또 1등이 되지않는 이상 내집 한 칸 마련하는 게 하늘의 별따기인 마당에 2000억원이 넘는 집에 누가 살고 있든 관심없다는 의견이 대부분입니다.
이런 허탈감에서 알 수 있듯 대한민국 전셋값은 '미쳤다'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천정부지입니다. 이 기세라면 32평(전용면적 85㎡) 10억원 전세시대도 멀지 않았습니다. 얼마 전 서울 반포동 한 아파트 단지 전용 85㎡ 전세금이 9억3000만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광주광역시 한 아파트 단지는 같은 동에서 전세금이 집값을 뛰어넘는 희한한 사례까지 등장했습니다.
전셋값은 지난 2009년 3월 이후 지금까지 단 한번도 내린 적 없이 계속 오르기만 했는데요. 이 기간동안 오른 평균 전셋값은 3200만원으로 같은 기간 연평균 소득 증가의 4배에 달합니다.
쓸데 없는 곳에 낭비한 건 아닐텐데 벌이가 뛰는 전셋값을 따라갈 수 없다보니 정든 동네를 떠나고, 옥탑방과 반지하로 집을 옮겨야하는 '전세난민'이 늘고 있는 현실. 때마침 매물로 나온 2100억원짜리 단독주택 이야기가 절묘하게 겹쳐지면서 '내집 마련의 꿈'이란 문구가 몇 뼘은 더 멀게만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김경훈 기자 sty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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