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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 아카데미에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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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태상준 기자] 지난달 24일 84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가 발표됐다. 올해는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3D 어드벤처 영화 '휴고 Hugo'가 최다(最多) 11개 부문 후보에 올랐으며, 1920년대 할리우드 황금기를 그린 흑백영화 '아티스트 The Artist'가 10개 부문 후보로 지명돼 그 뒤를 이었다.

올해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는 모두 아홉 편이다. '갱스 오브 뉴욕'의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연출한 '휴고'는 1930년대 프랑스 파리를 무대로 기차 역에서 시계를 고치며 살아가는 고아 위고가 벌이는 모험담. 작품상ㆍ감독상 등 11개 부문 후보 지명을 받았다.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폐막작 '아티스트'는 작품상ㆍ감독상ㆍ남우주연상 등 알짜 10개 부문에 후보 지명됐다. 그밖에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워 호스',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트리 오프 라이프' 등 열 편의 영화들이 작품상 트로피를 놓고 자웅을 겨룬다.
하지만 대중의 관심은 할리우드 별들의 장(場)인 연기상 부문에 쏠려 있다. 올해는 할리우드의 두 별인 조지 클루니('디센던트')와 브래드 피트('머니볼')가 사이 좋게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라 있다. 또한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중견 연기자 메릴 스트립은 '철의 여인'에서 마가렛 대처 전 영국 수상을 체화(體化)하며 통산 17번째 연기상 후보에 올랐다.

사실, 전 세계 사람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영화 행사는 칸도 베니스도 아닌 아카데미다. 아카데미는 영화제가 아닌 일개 국내(Domestic) 시상식에 불과하다. 아카데미는 해당년도 기준 1주일 이상 미국 로스엔젤레스 지역의 극장에서 개봉된 모든 영화를 후보작 기준으로 삼는다. 여기서 영화제와 시상식의 차이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영화제(Film Festival)가 일정한 기준에 의해 선정된 영화를 특정 기간 동안 상영하는 행사라면, 시상식(Awards)은 말 그대로 '상을 주는 의식'을 뜻한다. 영화제가 시상식보다 더 우위를 점하는 행사라는 말이다.

아카데미가 뿜어대는 위력의 근원이 궁금해진다. 영화를 '오락'으로 간주하는 일반의 최근 취향과는 거리가 있는 아트하우스 영화에 집중하는 칸이나 베니스와는 달리 아카데미가 철저히 일반 상영 목적으로 제작된 상업영화 시상식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또한 네 시간에 육박하는 시상식 자체를 웃고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쇼로 격상시킨 것은 여타 영화제와 차별되는 점이다. 할리우드의 스튜디오들도 매년 아카데미에 목숨을 건다. '아카데미 후보ㆍ수상작' 훈장을 등에 업은 영화들은 극장 상영과 DVDㆍ블루레이 등 2차 판권에서 엄청난 '아카데미 특수'를 누린다.
여전히 수상작 선정에 잡음이 끊이지 않고, 진부하고 따분한 구성으로 일관하는 국내 영화 시상식들의 처지가 안쓰럽다. 권위는 사라지고 '빈 껍데기' 역사만 남았다. 초심자의 마음으로 돌아가 재정비할 필요가 '분명히' 있다.




태상준 기자 birdc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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