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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 남대문출장소 한은 ‘나도 자괴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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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남현 기자] “노조와의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조직의 장으로서 유감스럽다는 말 정도가 아니라 자괴감이 들 정도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적절할 것입니다.” 최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조직개편과 정기인사에 즈음하여’라는 제목으로 한은 직원들에게 보낸 장문의 글 중 일부다.

그의 글 일부를 좀더 인용하면 “권위와 능력을 전제로 국민의 지지를 확보하여야 성공한다고 하면 너무나 추상적으로 들리나요?”, “외부에 인식이 잘못 형성되어 있다면 이를 교정하는 것도 우리의 책무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배전의 노력이 요구되는 것입니다.”, “과거에 비해 독립경영이 결코 뒤떨어지지 않고 있다고 자부합니다.”라고 썼다. 글 말미에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적 소명은 한국은행을 더 권위 있고 경쟁력이 높은 중앙은행으로 변모시켜, (중략) 위대한 조직으로 새롭게 탄생시키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의 힘을 모아야 이의 성취가 가능하며, 단 한 직원도 이 대열에서 이탈하지 않기를 기대합니다.”라고 마무리 했다.
김 총재가 전한 장문의 글 속에는 한은과 한은 조직원에 대한 애정과 사랑이 묻어난다. 다만 한가지 핵심적인 부문에 대한 판단은 잘못돼도 크게 잘못됐다는 생각이다. 바로 한은 독립성에 관한 문제. 한은이 기획재정부 남대문 출장소로 전락했다는 현실을 김 총재 혼자만 모르는듯 싶다.

김 총재에게 묻고 싶다. 한은도 정부라는 총재의 말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요? 일주일에 한번씩 청와대에 동향보고를 하고 있는 현실을 어떻게 인식해야 하나요? 금리결정을 앞두고 MB에게 보고하고 윤허를 받는다는 소문을 어떻게 봐야 하나요? 라고 말이다.

조순 전 한은 총재는 수년전 기자와의 인터뷰 당시 “한은 독립성을 위해서는 앞으로도 총재 여러명의 목이 날라가야 한다”라는 표현을 써가며 한은 독립성을 강조한바 있다. 조 전 총재의 말을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김 총재 자신이 말한대로 국민의 지지를 확보하고, 더 권위 있고 경쟁력이 높은 중앙은행으로 변모하기 위해서는 단 한 직원도 이 대열에서 이탈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한은출입 기자로서 한은이 남대문 출장소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자괴감이 든다. 이번 조직개편과 인사를 계기로 한은 독립성을 위한 김 총재의 ‘배전의 노력’을 기대해 본다.



김남현 기자 nh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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