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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중동서 흘린 땀방울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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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쉽게 말한다. '열사(熱沙)의 땅' 중동.



지금 카타르와 아부다비 등 중동지역은 그야말로 한여름이다. 섭씨 50도를 오르내린다.



이 정도의 기온과 마주하면 바로 '사우나'가 연상된다. 숨 막히는 고온의 날씨다. 후끈한 기운이 피부와 접촉하고 숨구멍을 통해 전해오면 표정이 일그러지기 일쑤다.



지난주 찾은 이곳 건설현장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건설공사를 완성시키기 위해 분주했다.



구름 한점 없는 하늘 아래 광활하게 펼쳐진 사막에서는 끊임없이 '훈풍'이 불어닥친다. 모래바람이다. 악조건이 한꺼번에 모여있는 셈이다.



그런 한켠에서 클래식이 울려퍼진다. 드넓은 플랜트 공사현장에서 들려오는 클래식은 이색적이다. 9억달러짜리 비료공장 건설 프로젝트에서 6000여명의 근로자들이 함께 음악을 듣는다.



'과연 저 멜로디가 의미가 있을까?' 순간적으로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고온의 날씨에 모래바람까지 더해져 있고 근로자들은 너나없이 따가운 햇빛과 더위를 막기 위해 긴팔에 마스크를 착용했기 때문이다.



민병화 현대건설 현장소장이 대답하듯 설명했다. "하루종일 힘든 일을 하는 근로자들에 대한 성의"란다. 기온에 따라 다르지만 45도 정도의 기온이면 낮 12시부터 2시간 동안 점심시간을 갖고 이후에도 2시간 근무에 30분정도 휴식을 가진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불과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현장관리와 감독을 위해 오가는 현대건설 직원들과 달리 우리 국민들 대다수는 중동에서 현장근로자로 힘든 일을 도맡았다. 지금은 동남아 국가나 아프리카 등지에서 '오일달러'를 벌기 위해 들어온 사람들이 대체하고 있다.



민 소장은 "클래식 음악은 그때 비슷한 처지에서 고생했던 우리 국민들보다 나은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한 방법"이라며 "악조건인 기후지만 이 덕분인지 근로자들의 만족도는 높다"고 말했다. 30여년 현대건설에 몸담은 민 소장이 중동 경험을 살려 보다 적극적으로 업무에 임하고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한 독창적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물론 이 클래식 선율은 현장에 근무하는 250여명의 국내 엔지니어와 관리자들도 함께 공유한다. 이들이 험한 땅에서 흘린 땀방울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급여액을 통한 단순비교만으로 재단할 수는 없겠지만 30년 전과는 사뭇 다르다.



열사의 땅이란 한계를 가지면서도 원유와 천연가스 부국이라는 점 때문에 중동지역은 수많은 건설인들을 끌어모은다. 이들의 고된 노력의 대가가 우리 경제에 활력소가 될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무더위로 표현되는 여름철 기후보다 혹독한 환경을 극복해내는 중동 건설인들의 땀냄새가 존경스러운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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