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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대신 군대 간 동생, 상납금 압박에 극단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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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망위, 43건 진상규명…손실 보급품 충당 강요 못 견뎌 숨진 사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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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가 진상규명 사건 43건을 국방부에 재심의해달라고 요청했다.


29일 위원회는 현재까지 접수한 진상규명 신청 사건 1787건 가운데 1407건을 종결하고 380건을 처리 중이라고 밝혔다. 전날 열린 제57차 정기회의에서 의결된 진상규명 사건 43건 중 일부도 이날 함께 공개됐다.

자녀를 둔 기혼자 형을 대신해 형의 이름으로 1953년 군에 입대한 양 모 씨는 복무 중 군의 ‘후생사업’에 동원됐다. 후생사업은 1950년대 군이 부족한 예산을 예하부대에서 자체 충당하고자 위법적으로 수익사업을 벌인 부패 관행이다.


양 씨는 당시 병장 때 후생사업 목적으로 차량을 운행하다가 1956년 자해 사망한 것으로 군 기록에 기재됐다. 그러나 최근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의 조사 결과 양 병장은 지휘관의 부당한 명령에 따라 의무복무 기간을 넘겨 41개월간 복무하다 부대에 상납할 돈을 마련하지 못해 이를 비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인은 군 트럭 1대를 대여받아 매월 일정 금액을 상납했으나 사업 부진과 트럭 고장에 따른 운행 중단으로 상납금을 마련하지 못해 이를 비관했다고 한다.

형 대신 입영한 양 병장은 사망 후에도 형의 이름으로 기록에 남았다. 최근 ‘대리입영자 정정 신청’을 거쳐 숨진 지 66년 만에 비로소 본인의 이름을 찾았다.


위원회는 진상규명을 완료한 사건 가운데 이의신청 기간이 지났고 병영문화 개선과 군 인권 향상을 위해 적절하다고 판단한 이 모 이병 사건 등의 개요를 공개했다.


이 모 이병은 방위병 복무 중 선임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해 진료를 받다 1978년 돌연사했다. 위원회 조사 결과를 보면 이 이병의 선임은 ‘나이가 많다’는 이유 등으로 트집을 잡아 지속해서 심하게 폭행했다. 육체적 고통과 극심한 스트레스로 이 이병은 유리컵을 물어뜯는 등 이상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어느 날 신체적 고통으로 병원 진료를 받다 사망 당일에는 피를 토하며 고통스러워하다 숨졌다. 부대는 이 이병의 사인을 단순 병사로 기재했지만, 위원회는 의학 자문 결과를 바탕으로 부대 내 구타와 폭력을 사망 원인으로 판단했다.


또 1982년 군대에서 자해로 숨진 A씨는 사망 전 보급품 관리 담당자로서 수년간 누적된 보급품 손·망실을 발견해 상사에게 보고했으나 상사는 A씨에게 책임을 돌리며 손실충당금을 마련하라고 강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충당금을 마련하지 못한 A씨는 결국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


소속 부대는 A씨가 여자친구 문제 등 개인 신상을 이유로 목숨을 잃었다는 소문을 내고 부대원들에게 사실과 다른 내용의 진술을 강요한 정황도 드러났다.


1988년 경계병으로 근무하던 중 자해로 숨진 B씨는 군 기록에 불우한 가정환경, 휴가 중 위법행위에 대한 처벌 우려, 애인의 변심 등이 극단선택의 원인으로 기재됐다. 위원회의 조사 결과 B씨는 가정형편이 곤란하지 않았고, 애인도 없었으며, 휴가 중 사고를 저지르지도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선임은 ‘후임을 제대로 교육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B씨를 구타했고, 부대 회식에서 토사물을 먹으라고 강요했다. B씨는 이런 가혹행위를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게 위원회의 조사 내용이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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