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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부품사 절반 반도체 수급난…"빚내서 공장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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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협력사 53곳 설문
36% "부품 생산 반토막"
최소 3분기기까지 지속 우려
금융지원 기준 완화 요구

자동차 부품사 절반 반도체 수급난…"빚내서 공장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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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반도체 부족 현상이 오래 이어지면서 손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어제도 미국, 유럽 등의 반도체 블랙마켓(암시장)에 나온 물량을 계약하기 위해 밤을 새웠지만 확보한 물량이 충분하지 않다. 정부나 외부의 지원대책이 시급하다."(국내 완성차 회사에 차량용 센서를 납품하는 A협력사 관계자)


전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으로 인해 국내 자동차 부품사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빚을 내 공장을 돌려야 할 정도로 경영 악화를 겪고 있는 곳들도 나타나고 있다. 하반기까지 반도체 대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의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반도체 수급난으로 생산차질"= 6일 자동차산업연합회(KAIA)가 국내 완성차 업체의 1~3차 협력사 53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조사 대상의 48.1%가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로 인해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차량용 반도체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실제 생산 감소를 겪고 있다. 수급 차질을 겪고 있다는 응답 회사의 36%는 부품 생산이 50%까지 감소했으며, 64%는 20%까지 줄었다고 밝혔다.


차량용 반도체 대란은 작년 말 미국과 유럽 등에서 시작돼 최근에는 국내까지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제조 회사들은 지난해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자동차 수요가 줄자 차량용 반도체 생산 라인을 IT 기기용 반도체 라인으로 바꿔 운영했다. 그러다 코로나19 확산이 주춤해지고 소비가 빠르게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최근 자동차 판매가 늘자 차량용 반도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게 됐다. 미국 텍사스 한파와 일본 지진·화재 등 자연재해로 반도체 공장이 가동을 중단한 것도 수급난을 가속화했다.

◇車 부품사 절반, 자금난 심화= 자동차 부품 업체들은 재고 관리를 통해 부품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지만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장기화되면 돈을 빌려서 공장을 돌려야 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차질에 따른 자금조달 애로에 대한 조사 결과를 보면 1개월 내 자금조달이 필요할 정도로 위급한 상황이라고 응답한 업체가 8%였다. 이들을 포함해 상반기 안에 자금을 융통해야 할 회사가 28%에 달했다. 수급난이 장기화되면 자금 조달이 필요할 것이라고 답한 회사들도 36%였다.


이들은 정부가 자금난을 겪고 있는 회사들에 대해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사 대상의 39%가 정부의 금융지원 규모 확대를 요구했고 역시 39%가 금융 지원 기준도 완화해달라고 했다.


완성차 회사에 반도체가 많이 들어가는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과 센서 등을 납품하는 B사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를 구하기 위해 인피니온, NXP, 르네사스 등 차량용 반도체 업체들과 매일 화상회의를 하고 있지만 이들은 올해 말까지 반도체 부족사태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할 뿐"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하반기까지 지속 우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은 최소 올해 3분기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은 1분기에만 글로벌 자동차 생산이 약 130만대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지난달 31일 발표했다.


국내 협력업체들의 시각도 비슷했다. 조사 대상의 72%가 올해 하반기까지 수급난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알릭스 파트너스는 올해 전 세계 자동차 업계의 매출 감소는 606억달러(약 68조78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의 피해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상황이다. 세계 1위인 폭스바겐은 작년 12월 이후 감산을 지속하고 있는데 중국과 북미, 유럽 등에서 1분기에만 10만대를 감산했다. 포드는 1분기 10~20%를 감산했고 도요타도 중국과 미국, 일본 등의 공장 생산량을 조정했다.


국내 완성차 회사들 역시 피해를 보고 있다. 현대차는 7일부터 울산 1공장 가동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며 아산공장 역시 휴업을 논의 중이다. 기아도 미국 조지아 공장을 일시적으로 가동 중단한다. 한국GM은 부평 2공장을 50% 감산 운영 중이다.


반도체 대란이 심각해지면서 업체들의 부품 국산화 의지도 강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부품업체들 중 72%가 성능만 된다면 수입산을 국산으로 대체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산화를 위한 국내업체 발굴 및 상용화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만기 KAIA 회장은 "조사에 따르면 절반가량의 협력사들이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대만 정부와의 협력 확대 등을 통해 반도체 수급애로를 타개해가면서도 유동성 애로를 겪는 업체들에 대해선 정부와 금융권의 선제적 특단 금융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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