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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류청론]편익보다 부작용 커…중고차 시장, 대기업 진출해야

최종수정 2020.09.17 13:18 기사입력 2020.09.17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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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홍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상무

김주홍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상무


지난 6년 동안 국내 완성차 업체는 중고차 매매사업을 할 수 없었다. 두 차례에 걸쳐 중고차 판매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대기업이 진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국내 완성차 업체의 시장 참여가 시급하다. 첫째는 소비자의 후생 측면을 고려한 고객관리 차원이다. 현재 국내 중고차시장은 수입차 브랜드와 달리 완성차 업체의 시장 참여를 규제한 탓에 허위 매물, 탈법적 거래, 무자료 거래 등이 난무하면서 소비자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중고차시장 소비자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6.4%가 국내 중고차시장은 불투명하고 혼탁하며 낙후됐다고 평가했다.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된 이유는 주로 차량상태 불량(49.4%), 허위 미끼매물(25.3%) 등으로 나타났다. 판매자와 구매자 간 정보 비대칭성과 차량에 대한 구매자의 정보 제한을 악용하는 중고차 거래상의 기회주의적 행동으로 중고차 구매자들이 피해를 보다 보니 불신이 쌓인 것이다.

자동차는 생명, 안전과 직결되는 고가의 자산으로 다른 중소기업 적합업종(전통떡ㆍ간장 등)과는 달리 소비자 피해 발생 시 손해 규모가 막대해 제조사의 책임과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자율주행차,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의 보급이 느는 경우 이들에 대한 성능과 품질 보장, AS 등 요구가 확대될 것인바, 중고차 거래 업체들이 대응하기에는 기술적으로 역부족일 것이다. 완성차 업체들이 중고차시장에 참여해 체계적이고 선진화된 인증 관리 시스템을 만들어 안전하고 품질 좋은, 잔존가치를 보장받은 중고차를 제공할 필요가 커진다는 것이다. 미국, 유럽 등 대부분 국가에서 중고차 거래시장에 완성차 업체들이 참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둘째, 국가 자동차산업의 생태계 경쟁력 측면이다.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시장 참여는 중고차 경쟁력을 높임으로써 신차의 경쟁력을 높일 뿐만 아니라 중고차시장도 활성화한다. 현재 해외에선 신차 대비 중고차 판매량이 약 2~3배인 반면 국내에선 1.2배 수준에 불과하다. 시장 구조도 다층적이다. 해외에선 중고차 판매사뿐 아니라 대량 매각 알선 업체(리마케터), 중고차 이력 정보 제공 업체, 잔가ㆍ시세 정보 제공 업체, 재고와 고객 관리 등 통합 솔루션 업체, 시험ㆍ인증 전문기관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사업이 활성화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중고차시장은 모빌리티 서비스, 커넥티드카 등 확산에 따라 빅데이터,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새로운 사업 기회 창출 기회가 많이 열리는 장이 될 것이다.


한편 외국에선 완성차 업체가 중고차 인증제를 통해 중고차 거래와 AS에 참여, 중고차의 주행이력과 부품교체, 사고 시 차량상태 등에 대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이를 신차 개발에도 활용하고 있다. 신차 개발은 물론 자동차산업의 생태계 경쟁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정보가 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중고차시장은 자동차 산업 생태계 측면에서 분리될 수 없다. 제조에서 판매, 정비, 중고차 거래까지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완성차 업체들은 진입 규제로 인해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과는 달리 사업을 영위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한국에 진출한 수입차 브랜드는 국내 중고차시장에서 인증 중고차사업을 하고 있다. 고객에게 품질 및 정비 등을 통해 적정한 중고차가격을 보장해 줌으로써 우호적 고객을 확보하고 이를 신차 판매로 연계하고 있다. 반면 국내 완성차 업체와 소비자들은 규제로 인해 역차별을 받고 있다. 신차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한마디로 국내시장에서 오히려 국내 완성차업체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쟁하는 역설적인 상황이다.


중고차시장에서의 소비자 후생 측면,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수입차 브랜드와의 역차별 등을 고려해 국내 완성차 업체가 중고차사업에 참여하는 것은 시급하다. 동반성장위원회가 중소벤처기업부에 제출한 중고차 매매업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에 대해 부적합하다는 의견도 존중돼야 한다. 중고차 판매업의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문제는 지난 6년간 규제 틀 안에서 과연 무엇이 달라졌는지 되돌아보고, 무엇이 소비자의 권익에 더 도움이 되는지를 현명하게 고민할 시점이다.


김주홍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상무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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