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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길 끊긴 헌혈의집…"메르스 때보다 더 줄었다"

최종수정 2020.02.13 11:35 기사입력 2020.02.13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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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에 혈액수급 비상
전국 혈액 재고 일분 남아
A형은 이미 '주의' 단계
문진 강화하고 시설 전체 소독
"감염 위험 전혀 없어"

발 길 끊긴 헌혈의집…"메르스 때보다 더 줄었다"


[아시아경제 김봉기 기자]지난 11일 오후 헌혈의집 서울역센터, 바로 옆 도시철도 2번 출입구 계단을 지나 서울역 광장을 오가는 인파는 많았다. 그러나 헌혈의 문을 여는 시민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센터 내부에 들어서자 직원 한 명이 곧바로 손 세정제를 건네줬다. 이후 마스크를 쓴 자원봉사자가 체온을 측정한 뒤, 문진을 받을 수 있는 컴퓨터 앞으로 안내했다. 대기자가 많지 않은 덕에 곧바로 혈압측정 등 건강 상태를 확인한 뒤 헌혈을 진행할 수 있었다.


기자는 혈액의 모든 성분을 채혈하는 '전혈 헌혈'이 아닌 혈장만 뽑아내는 '혈장 헌혈'을 선택했다. 혈액 성분을 분리하는 과정 때문에 혈장 헌혈은 전혈 헌혈보다 20여 분 긴 40여 분 간 진행된다. 이 센터에는 7대의 채혈기가 있었다. 기자가 입장하기 전 2명이 헌혈을 하고 있었고, 채혈이 진행되는 동안 2명이 더 들어왔다. 서울역센터에 근무하는 류금영 간호사는 "평소 하루에 25명 정도 찾는데, 요새는 10명 안팎으로 크게 줄었다"며 "몇 년 전 신종플루나 메르스 사태 때도 헌혈이 줄어드는 현상이 있었지만 이번이 더 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한적십자사는 최근 들어 혈액 수급이 어려워짐에 따라 대국민 헌혈 참여 호소문을 최근 발표했다. 그러나 호소문 발표 일주일이 지난 현재까지도 헌혈 인구가 늘어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서울중앙혈액원에 따르면 전국 통합혈액 재고는 오늘(13일)자로 3.0일분이다. 특히 A형은 2.5일분으로 혈액 재고 단계 중 '주의' 단계에 들어갔다. 적십자사는 1일 평균 혈액 소요 예상량을 바탕으로 혈액 재고 1일분 미만은 '심각', 2일분 미만 '경계', 3일분 미만 '주의', 5일분 미만은 '관심'으로 분류한다. 이미 '주의' 단계에 들어선 A형뿐 아니라 전체 혈액량이 조만간 '주의' 단계에 진입할 위기다.


코로나19(COVID-19) 사태가 장기화함에 따라 시민들이 불특정 다수가 드나드는 헌혈의집 방문을 꺼리는 데다, 채혈 과정의 감염 가능성까지 염려하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적십자사는 현재 감염병 의심 헌혈자를 배제하기 위해 문진을 강화했다. 당일 몸 상태나 최근의 발열과 기침 여부를 조사한다. 최근 1개월 사이 외국 여행력이 있는 헌혈자는 모두 배제된다. 채혈 장비뿐 아니라 헌혈의집 시설 전체에 대한 소독도 이루어지고 있다. 헌혈자가 만나게 되는 간호사 개인의 손 위생과 마스크 착용 등도 완벽히 준수한다. 서울중앙혈액원 관계자는 "헌혈에 사용되는 모든 기구는 일회용 포장에 무균 처리돼 있다"며 "한 번 사용 후에는 모두 폐기처분 하므로 헌혈로 인해 다른 질병(코로나19 포함)에 감염될 위험은 전혀 없다"고 단언했다.


서울중앙혈액원은 지난달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이후 헌혈의집 별로 편차는 있지만, 헌혈자 수가 전년 대비 30~50%가량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1일까지 15일 동안 단체헌혈을 약속했던 273건, 총 1만3916명이 헌혈을 취소했다.



김봉기 기자 superch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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