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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누군가가 있어요”[내곁에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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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경찰서 위기협상전문요원 인터뷰
도움이 필요할 땐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누군가가 곁에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위기협상전문요원인 박세아 경사가 지난 18일 서울 서초경찰서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초경찰서 제공

위기협상전문요원인 박세아 경사가 지난 18일 서울 서초경찰서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초경찰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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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오후 서울 서초경찰서에서 만난 위기협상전문요원 박세아 경사는 "누구나 고통의 순간이나 어둠의 시간을 겪을 수 있다"며 "감히 그 아픔이 얼마나 큰지 다 알 수는 없지만 그것은 당신이 탓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경사는 자살 우려 신고가 접수되면 우선적으로 위기협상전문요원으로 현장에 투입된다. 그는 "자살 위기의 경우 신속하게 도착해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요소"라며 "지역경찰 단위에서 위기협상전문요원이 운영되면 많은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수많은 자살 위기 사건을 마주하면서도 출동 때마다 만감이 교차한다. 박 경사는 "자살위기자를 만나 대화를 하고, 감정을 해소하면 더할 나위 없이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면서도 "자살이라는 코드명이 떨어져 도착했는데 이미 사건이 발생한 경우에는 아주 안타깝고 슬픈 감정이 든다"고 했다.


자살 우려자와 마주했을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협상 존을 만드는 것이다. 박 경사는 "현장에서는 당사자가 난간에 있거나 주목되는 일이 많은데 돌발 행동과 상황을 막기 위해 일상과 같은 분위기를 만든다"며 "무전기와 경광등을 끄고, 인파를 해산시키고, 오직 위기협상전문요원과 대상자만 있는 공간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위기협상전문요원의 협상력은 '라포(상호신뢰관계)'에서 나온다. 박 경사는 "핵심은 공감이다. 관심, 걱정, 도움의 마음으로 다가가야 한다"며 "내가 하고 싶은 말보다는 감정을 배려하는 말을 함으로써 자살위기자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을 진심으로 느끼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대화는 조심스럽게 시작된다. 협상의 진수는 무력 해결이 아닌 대화를 통한 해결이라는 말처럼 위기협상전문요원은 현장에 출동해 자살위기자와 협상하며 감정을 안정시킨다. 그만큼 말의 힘은 무겁다. 박 경사는 "사람과 상황에 따라 마음을 여는 시간이 다른데, 그 시간이 길어질 때 마음이 초조해지고 힘들다. 혹시나 내 말 한마디가 실수가 됐나, 설득은 되고 있나 불안했던 적도 많다"면서도 "대화를 하지 않으려던 사람이 마음을 열고 힘든 일을 제게 다 털어놓으며 평평 울었을 때, 제 위로가 전달됐다는 생각이 들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대화가 어려운 상황에서는 침묵도 전략이 된다. 박 경사는 "최근에도 많이 격해지는 상황들이 있었는데 그냥 막 진정하라고 하지 않는다"며 "그냥 손을 잡아주거나 안아주면서 토닥여준다. 그렇게 시간을 두고 좀 기다려주면 감정이 완화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선 사회 전체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살을 생각하시는 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전문 인력이 많이 확보돼야 한다"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를 쉽게 떠올릴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이은서 기자 lib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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