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리브랜딩 후 3년 만의 정규앨범
정규 2집 '데어 투 크레이브' 발표
멤버 자작곡·유닛곡으로 서사 확장
"리더 교체는 소통의 오류가 있었어요. 저희도 많이 당황스러웠지만, 기다려 준 팬들을 생각해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그룹 크래비티(CRAVITY)는 두 번째 정규 앨범 '데어 투 크레이브'(Dare to Crave)를 앞두고 리더 체제와 팀 정체성에 큰 변화를 맞았다. 기존 리더였던 세림이 물러나고 원진과 형준이 공동 리더 체제로 나서며 새 틀을 세웠다. 팀명에도 'CRAVE(갈망)'라는 의미가 더해졌다. 부침을 딛고 다시 운동화 끈을 조인 크래비티를 19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만났다.
형준은 "가장 당황하신 건 팬분들이었을 것 같다. 저희도 마음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고 말했고, 세림은 "이제는 옆에서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원진은 "연습 과정이나 앨범 준비 중 내부 분위기를 바꿔보자는 데서 출발한 변화였다"고 설명하며 "예전의 크래비티다운 분위기는 유지하되 새로운 활기를 더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크래비티는 23일 오후 6시 정규 2집 '데어 투 크레이브'를 발매한다. 2022년 3월 '리버티: 인 아워 코스모스'(LIBERTY : IN OUR COSMOS) 이후 약 3년 만의 정규 앨범이다. 전 멤버가 작사·작곡에 참여했으며, 자작곡과 유닛 곡이 다수 포함돼 팀의 내적 성장과 확장된 서사를 담았다.
"이번 앨범은 하나의 선물 같아요. 멤버들이 뭉쳐서 한 곡에 전하고 싶은 마음을 쏟았거든요. 올여름 '서머 킹(Summer King)'이라는 수식어를 얻기를 감히 갈망해봐요." 앨런은 작업의 진정성을 강조했다. 세림은 "항상 내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갈망이 있었는데 이번 앨범을 통해 해소됐다"고 말했다.
앨범에는 타이틀곡 '쎗넷고?!'(SET NET G0?!)를 비롯해 총 12곡이 수록된다. 원진은 "불확실한 미래를 우리만의 방식으로 뚫고 나가자는 메시지를 담았다"며 "사비 부분의 기타 리프가 신선했고 퍼포먼스와 연결해 강하게 어필했다"고 설명했다.
세 곡의 유닛곡은 각기 다른 정서를 품었다. 세림·민희·태영은 섹시 콘셉트의 자작곡 '마리오네트'(Marionette)를 작업했다. 세림은 "마리오네트는 누군가 조종해줘야 움직이는 인형인데 러비티(팬덤명) 없이 우리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런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고 했다. '아이오아이'라는 포인트 가사에 대해서는 "마리오네트 줄이 아이처럼 연결돼 있다는 이미지를 소문자 조합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모·우빈·성민은 '스트레이트 업 투 헤븐'(Straight Up To Heaven)을 통해 청량한 보컬 유닛의 감성을 전했다. 정모는 "어두웠던 일상에 빛이 찾아오는 내용을 담았다"며 "메인보컬들과의 조합이 신선했다"고 말했다. 반면 앨런·형준·원진이 부른 '스타디움'(Stadium)은 경기장을 무대로 삼은 퍼포먼스 중심의 곡이다. 형준은 "세 명의 복서가 최고의 무대를 펼친다는 콘셉트"라고 밝혔다.
멤버 간 협업도 앨범의 중심축이다. 형준은 '클릭, 플래시, 파우'(Click, Flash, Pow)의 작사에 참여했다. 그의 가사를 본 앨런은 "표현력과 상상력이 뛰어나다. 형준의 초안이 랩메이킹의 방향을 정하는 데 결정적이었다"고 했다.
원진은 첫 자작곡 '위시 어폰 어 스타'(Wish Upon A Star)의 디렉팅도 맡았다. "이번에는 제 입맛대로 만들기보다는 멤버들이 표현하고 싶은 방식에 맞춰 디렉팅했습니다. 날것의 목소리를 듣고 각자의 해석력에 감탄했어요."
수록곡 '언더독'(Underdog)에는 몬스타엑스(MONSTA X) 주헌이 작곡과 프로듀싱으로 참여했다. 형준은 "군 복무 중에도 저희를 떠올리며 곡을 써주셨다고 들었고, 그걸 생각하며 녹음하니 감정이입이 더 잘 됐다"고 말했다.
부상 중인 성민은 활동을 최대한 함께할 예정이다. "팬들이 걱정하실 것 같아 조심스럽지만,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무대에 서겠다"고 했다. 민희는 "오늘 인터뷰에도 꼭 오겠다고 했다"며 "스스로 활동에 참여하고 싶다고 말하는 의지가 멋있었다"고 말했다.
무대 밖에서의 갈망도 이어졌다. JTBC '뭉쳐야 찬다 시즌4'에 출연 중인 세림은 "축구팀에서 아직 골을 못 넣었는데 만약 넣으면 타이틀곡 춤으로 세리머니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사회인 야구를 즐긴다는 원진은 "야구 예능이 생긴다면 꼭 출연하고 싶다"며 "두산 베어스의 정수빈 선수를 보고 야구에 '입덕' 했다"고 밝혔다. 최근 기타에 빠진 정모는 "언젠가 팬들 앞에서 연주하고 싶다"고 말했다.
크래비티는 올해 데뷔 5주년을 맞았다. 팀 로고와 팀명 의미를 바꾼 이번 리브랜딩은 멤버들에게도 새로운 시작점이 됐다. 원진은 "우리가 갈망하는 건 바로 '만능 비티'라는 수식어"라며 앨범에 담은 진심을 봐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남의 것을 잘 커버하는 그룹'이 아니라 우리 것만으로 증명해 보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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