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심 깨고 벌금 300만원의 선고유예
"업무 범위 대한 판단 어려웠을 것"
금속탐지기 오작동을 이유로 항공기 탑승객의 보안 검색을 소홀히 해 1심에서 벌금형을 받은 한국공항공사 직원이 항소심에서 선처받았다.
전주지법 제2형사부(김도형 부장판사)는 17일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44)의 항소심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벌금 3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고 밝혔다.
선고유예는 비교적 가벼운 범죄에 대해 일정 기간 형의 선고를 미루고, 유예일로부터 2년이 지나면 처벌을 사실상 면해주는 판결이다. 이 사건은 2022년 7월 26일 오후 5시께 발생한 군산공항의 금속탐지기 오작동에서 비롯됐다.
당시 공항 보안 검색 감독자였던 A씨는 탐지기가 꺼져 수화물과 몸수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승객 29명을 제주행 항공기에 탑승시켰다. 그는 보안 검색 위탁 업무를 맡은 공사의 자회사 직원들이 탐지기를 거치지 않은 승객에 대한 '재검색'을 건의했다. 하지만 이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토교통부는 이듬해 특별감사 과정에서 이러한 사실을 들춰내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업무 소홀을 인정하면서 벌금형을 선고했으나 A씨는 "실제 보안 검색 업무는 자회사 직원들이 수행했다"면서 항소장을 제출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당시 업무수행 내용에 비춰보면 감독자인 피고인은 보안장비의 장애를 인식한 이후 검색요원들이 적절한 조처를 하도록 해야 했다"면서 "그러나 피고인은 되레 검색요원들의 건의를 묵살하고 아무런 조처도 하지 않았으므로 업무 소홀을 지적한 원심의 판단은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피고인은 공항공사로부터 '자회사 직원들에 대한 직접 지시를 지양하라'는 공문을 여러 차례 받았기에 감독자의 업무 범위에 대한 명확한 판단은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사건으로 실제 항공 보안 사고가 발생하지는 않았고 피고인이 이미 (공사로부터) 중징계 처분을 받은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김진선 기자 car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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