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김용태 혁신안 공개 지지
의총 취소에 "친윤 의도 담긴 듯"
"김문수 당 대표? 국민이 판별해"
국민의힘이 김용태 비대위원장의 거취와 혁신안을 논의하기 위해 11일 의원총회를 예고했다가 갑작스럽게 취소한 가운데,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초가삼간이 다 탔다"며 "완전히 재가 된 상황에서 (어떻게) 재건을 하느냐만 집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배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인터뷰에서 "(의총 취소가) 상의가 된 얘기인 줄 알았다"며 "(사의를 밝힌) 권성동 원내대표가 자꾸 권한을 활용하면서 아직 원내대표인 것처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앞서 권 원내대표는 의원들에게 보낸 의총 취소 공지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 연기와 관련해 오늘 오전 당 차원에서 규탄대회를 개최했다"며 "당의 메시지에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부득이하게 취소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의총을 계속 진행할 경우 자칫 당내 갈등과 분열의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고려했다"며 "현 원내지도부 임기가 이번 주 종료되는 점, 주요 현안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조율이 필요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김 비대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취소하겠다는 연락도 사전에 없었고, 알림 문자로 통보받은 것에 대해 굉장히 유감스럽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왜 미루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어제도 재선 의원 상당수가 개혁안에 대해 지지를 말씀해주셨다"며 "이 가운데 의총을 취소하고 다음 지도부에서 논의하자는 것 자체가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배 의원 등 국민의힘 재원 의원 17명은 김 비대위원장의 혁신안을 공개 지지한 바 있다. 이를 두고 배 의원은 "(비공개 토론 때) 친윤(친윤석열)계도 친한(친한동훈)계도 아닌 많은 의원이 상식적으로 김 비대위원장의 혁신안은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말했다"며 "그게 아마 부담스럽지 않았을까. 그런 목소리가 당내에서 커지는 걸 노출하고 싶지 않은 누군가의 의도가 담기지 않았나"라고 주장했다. 진행자가 '친윤이라고 불리는 그들이냐'라고 묻자, 배 의원은 "안타깝게도 그렇다"라고 답했다.
향후 당 지도부 체제에 대해 배 의원은 "비대위는 말 그대로 비상 기구인데 (국민의힘)은 상습적으로 비대위로 넘어가는 습관이 있었다"며 "전당대회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명분 있는 리더가 같이 꾸려가는 정당이 돼야 잃어버린 신뢰를 빨리 회복할 수 있지 않을까"라며 "(김문수·한동훈) 2파전이 되든 3파전이 되든 어떻냐. 지금 초가삼간이 다 탔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당 대표 출마를 두고는 "이번 선거에서 국민들이 이미 김문수는 아니라고 판별한 것"이라며 "지금은 옛것은 다 과거로 지나 보내고 국민들이 생각하는 합리와 상식에 맞는 정당으로 세울 새 얼굴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권성동 원내대표는 12일 국회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열고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는 소회를 밝힌다. 국민의힘은 오는 16일 신임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새롭게 꾸려질 원내 지도부에 따라 김 비대위원장의 거취와 당 지도부 구성에 대한 논의가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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