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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말고 변호사 할래요"…세금 8600만원 들였더니 줄줄이 로스쿨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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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복무 6년 안 채우고 퇴직 사례 급증
자동 경위 임용 받고 중도 퇴직

의무 복무 기간(6년)을 채우지 않고 중도에 사표를 내는 경찰대학 졸업생이 급증하면서 경찰대 설립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상당수가 로스쿨로 진학하는 것으로 추정돼 '경찰 인재 양성'을 위해 전액 세금으로 학비를 지원하는 경찰대가 '로스쿨 인재 양성소'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충남 아산시 황산리 경찰대학 본관 모습. 연합뉴스

충남 아산시 황산리 경찰대학 본관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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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경찰청과 교육계에 따르면 2025학년도 전국 25개 로스쿨 중 22곳의 합격자를 분석한 결과 경찰대 출신이 81명으로 집계됐다. 경찰대 한 기수 정원이 100명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한 기수 졸업생 대다수가 로스쿨 진학을 선택한 셈이다. 경찰대가 사실상 로스쿨 진학의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경찰대생의 이탈은 경찰대가 세금으로 운용되기 때문에 더욱 문제가 크다. 경찰대학은 등록금, 기숙사비, 식비 등 연간 수천만 원의 세금이 투입되는 국립 특수대학이다. 1인당 졸업까지 총 8614만원의 세금이 소요된다. 졸업생은 국가에 대한 의무로 6년간 경찰로 복무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3년간 경찰대 졸업 후 의무복무를 채우지 않고 사직한 인원은 143명에 달한다. 대부분 로스쿨에 합격한 뒤 퇴직하거나 재직 중 변호사 시험에 합격해 사표를 낸 경우다.


경찰 내부에서도 제도의 허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경찰관은 "퇴직 후 학비를 수천만 원을 상환하더라도 변호사가 되면 몇 달 안에 메꿀 수 있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며 "사실상 '세금으로 로스쿨 준비하는 길'이 된 셈"이라고 지적했다.


심지어 로스쿨에 합격하고도 학업과 업무를 병행하기도 한다. 로스쿨 재학을 위한 휴직이 막힌 상황에서 대부분 파출소나 지구대 근무를 자원하는 방식으로 '꼼수'를 쓰는 것이다. 파출소 4교대 근무는 주간-야간-휴무-비번 순으로 돌아가는데, 야간·휴무·비번 근무를 활용하면 평일 최소 3일은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중간·기말고사나 변호사 시험 기간에는 연차를 사용한다.

실제로 경찰청에 변호사 자격을 자진 등록한 경찰대 출신 현직 경찰관은 2024년 5월 기준 49명에 불과하지만 작년 12명이 퇴직하는 등 그 수는 매년 증가 추세다. 이는 2021년 2명, 2022년 5명, 2023년 6명과 비교하면 급증한 수치다.


이러한 상황에 직면하자 경찰대학 졸업 시 별도의 시험 없이 자동으로 경위 임용이 보장되는 제도를 두고 '과도한 특혜'라는 비판이 다시금 불거지고 있다. 순경에서 경위까지 근속 승진하는 데 최소 15년 6개월이 걸리는 반면 경찰대학 졸업생은 졸업과 동시에 공무원 계급 6급에 준하는 경위를 부여받는다. 특정 대학을 졸업한 것만으로 시보 기간을 거치지 않고 간부 계급을 보장하는,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제도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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