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억 배임' 혐의 한국예총 前간부, 10년 도피끝 구속기소

직원 모친 여권에 본인 사진 붙여 위조

각종 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던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한국예총) 전직 간부가 해외 도피 10년 만에 구속기소됐다.

21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이승학)는 한국예총 전 총무부장 윤모씨를 특정경제범죄법상 배임, 배임수재, 여권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윤씨는 2011년 4월 한국예총 전 회장 이모씨와 공모해 중소기업 전용 TV홈쇼핑 사업 컨소시엄에 참여하면서 그 사업자로 선정된 홈앤쇼핑으로부터 배정받은 주식 20만주를 건설업자 문모씨에게 시세(약 50억원)보다 싼 10억5000만원에 넘긴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그 차익인 약 40억원이 한국예총의 손해액이라고 봤다. 윤씨는 그 대가로 문씨로부터 9억6000만원의 뒷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윤씨는 용역업체 운영자 김모씨로부터 2012년 4월 한국예총 소유인 한국예술인센터의 임차권을 양수하게 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이듬해 7월 1억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한국예총은 1962년 예술인들과 각 예술 분야 협회가 모여 만든 비영리단체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강진형 기자aymsdream@

김씨가 운영하는 업체가 한국예술인센터의 건물관리용역 업체로 선정될 수 있게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7050만원을, 한국예총이 추진하는 꽃 배달 사업에 독점적으로 참여해달라는 명목으로 2000만원을 받기도 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윤씨는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2015년 11월 해외로 도피했다.

윤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뷰티 사업 관련 업체 직원의 어머니 명의로 된 여권에 자신의 사진을 붙여 여권을 허위로 발급받아 도피에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10년간 도피하던 윤씨는 이달 4일 연휴 기간을 이용해 미얀마에서 국내로 들어오다가 공항에서 검찰에 붙잡혔다. 윤씨의 공범인 이씨는 사망함에 따라 공소권 없음 처분됐다.

검찰은 "형사 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로 도피하는 행위에 대해 끝까지 추적해 예외 없는 법 집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