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액·영업이익 동시감소…2020년 이후 처음
샤넬 CFO "올해도 3% 인상 가능성"
프랑스 명품 업체 샤넬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30%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샤넬은 지난해 매출액이 187억달러(26조1000억원)로 전년보다 4.3%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45억달러(6조3000억원)로 30% 감소했다. 순이익은 28% 감소한 34억달러(4조7000억원)를 기록했다.
샤넬의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감소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매장 문을 닫았던 2020년 이후 처음이다.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 매출이 92억달러(12조8000억원)로 전년보다 7.1% 줄면서 전체 매출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 세계 최대 명품 시장인 중국의 경기 침체로 중국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는 상황이다.
리나 네어 샤넬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어려운 거시경제 환경이 일부 시장의 매출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번 실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발 관세 혼란이 반영되기 전에 나온 결과다. 네어 CEO는 올해 샤넬의 전망에 대해 "앞으로의 환경이 여전히 매우 불확실하다"고 FT에 말했다.
샤넬은 최근 수년간 지속적인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HSBC 은행 분석가들에 따르면 샤넬 클래식 플랩백 가격은 2019년 이후 두 배 이상으로 올라 1만유로(약 1560만원)를 넘었는데, 이는 명품 평균 가격 상승률 50%보다 높다.
다만 필립 블롱디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가격 인상이 매출에 악영향을 줬다'는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그는 "소비자들은 샤넬 제품의 가격이 사용하는 고급 원자재의 품질에 걸맞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샤넬의 패션 제품 평균 가격 인상률인 3%와 비슷한 수준으로 올해도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샤넬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명품 산업 전반의 수요 감소 등 어려움 속에서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에 나섰다. 매장 인수 등을 포함한 자본 지출은 전년보다 43% 증가한 17억5000만달러(2조4409억원)에 달했다.
샤넬은 올해도 자본지출 규모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블롱디오 CFO는 "올해에도 18억달러(2조5106억원)의 자본지출을 계획하고 있으며, 여기에 더해 공급망 통합을 위한 '사상 최대 규모'의 6억달러(8367억원) 지출도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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