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한진칼 이사회, 각각 자사주 관련 결정 번복해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19일 "자사주를 활용한 한진칼 과 LS 의 동맹 관계 구축은 '주주이익을 침해하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협업이라는 명목하에 자사주를 우군에게 매각해 지배권을 굳히는 것은 반칙"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LS와 한진 그룹은 지난달 25일 동반 성장과 주주이익 극대화를 목표로 사업 협력 및 협업 강화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후 호반 그룹은 한진칼 주식 0.56%포인트를 추가 매입해 18.46%로 지분 확대했다. LS전선과 호반 그룹 계열사 대한전선은 특허 침해 문제로 소송전을 벌인 바 있고, 호반은 현재 LS 지분 약 3%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한진칼은 지난 15일 자기주식 0.66%(약 663억원)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출연한다고 공시했다. 이튿날 LS는 채무상환을 위해 한진칼 자회사인 대한항공을 대상으로 65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발행한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대한항공이 이를 사들여 LS 주식 38만7365주(전체 발행주식의 1.2%)로 바꿀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회장은 "주주가치를 침해하는 의사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KCC가 삼성물산 자사주 5.8%를 6743억원에 사들여 의결권을 확보한 것처럼 '제3자 매각 시' 의결권이 부활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LS는 교환사채 발행으로 대한항공이라는 우군을 확보한 것으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앞으로 LS가 한진칼 주식을 매수하는 경우 '백기사 연대'가 이뤄질 수도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애플과 구글, 애플과 TSMC, 엔비디아와 TSMC는 수십 년간 긴밀한 협업 관계를 유지했지만 상호주를 보유하지 않았다. 협업은 자본거래가 아닌 신뢰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배주주 자금이 아닌 회사의 현금(즉 모든 주주의 돈)으로 매수된 만큼, 자사주가 지배권 방어 수단이 될 수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지배권 방어는 높은 주가, 높은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수준)을 유지하는 정공법을 사용해야 하며, 한국의 자사주는 거버넌스 중 법과 회계의 불일치를 보여주고 글로벌 스탠더드를 무시하는 대표적 사례라는 주장이다.
이 회장은 "LS는 이번 교환사채와 관련해 자사주 39만주를 비롯한 총 485만주의 자기주식(총 발행주식의 15%)을 보유하고 있다"며 "LS는 조만간 이사회 논의 후 밸류업 계획을 발표하고 여기에 자기주식 15% 소각 계획도 포함해야 한다"고 전했다. "소각과 즉시 기존 주주 가치 18% 증가한다. 자사주가 금고주의 형태로 장부에 남아있으면 대규모 주가 디스카운트 요소"라고도 했다.
앞서 포럼은 지난달 22일 "새 정부에 바라는 자본시장 7가지 제언"이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자사주 소각 의무화 관련 (임직원 주식보상 등 투명한 사용처가 있는 경우 제외하고) 기존 보유분은 즉시 소각하고, 향후 매입분은 3개월 내 소각을 모범정관에 도입하길 권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