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로망드 오케스트라 7월 롯데콘서트홀 공연
스트라빈스키 발레음악 '페트로슈카'·'봄의 제전'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시벨리우스·멘델스존 협연
스위스를 대표하는 관현악단 중 하나인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OSR)가 오는 7월5~6일 롯데콘서트홀에서 6년 만에 내한공연을 한다. OSR가 악단의 정체성을 잘 보여줄 수 있는 러시아 작곡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의 대표작을 연주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OSR는 스위스 교향악 운동의 아버지로 불리는 에르네스트 앙세르메가 1918년 창단한 단체다. 앙세메르는 당시 스위스에 거주 중인 스트라빈스키와 친분이 깊었고 OSR는 스트라빈스키의 작품을 자 연주하며 정체성을 확립해나갔다. 앙세르메는 창단년도인 1918년부터 1967년까지 49년간 상임 지휘자로 활동하며 OSR를 스위스를 대표하는 관현악단으로 성장시켰다.
OSR는 이번 내한공연에서 스트라빈스키의 발레 작품 '페트로슈카(5일)'와 '봄의 제전(6일)'을 연주한다. 두 곡은 '불새'와 함께 스트라빈스키의 3대 발레 작품으로 꼽힌다.
OSR의 음악감독 조너선 노트는 아시아경제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페트로슈카'와 '봄의 제전' 두 작품은 '폭력'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음악을 통해 어두운 에너지를 빛으로 바꾸는 힘을 지니고 있다"고 했다. 그는 "페트루슈카는 장난기 어린 멜로디에 불안감을 숨긴 반면, 봄의 제전은 (불안감을) 정면으로 드러내 강렬한 느낌을 준다"고 덧붙였다.
협주곡으로 5일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6일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이 연주된다. 2015년 제54회 파가니니 국제 콩쿠르, 2022년 제12회 시벨리우스 국제 콩쿠르에서 잇달아 우승한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가 협연한다.
노트는 "양인모와 몇 차례 리허설과 시벨리우스 협연 공연을 함께 했다"며 "양인모는 놀라운 바이올리니스트일 뿐만 아니라 정말 훌륭한 음악가"라고 평했다.
노트는 2017년 1월 OSR의 음악감독 겸 예술감독에 임명됐고 올 시즌을 끝으로 음악감독 자리를 내려놓을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노트의 마지막 시즌을 기념하는 아시아 투어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그는 공연장에서 직접 음악을 소통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연주자의 숨결이 청중의 생각에 닿고 다시 돌아오는 공연장에서의 순환적 소통은 우리가 진정한 연결을 잃지 않기 위해 꼭 필요한 경험"이라며 "특히 요즘처럼 온라인만으로도 인생이 가능한 시대에는 더욱 그렇다. 키보드만 사용하다 보면, 진짜 소통 능력을 잃을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우리는 직접 보고, 듣고, 감각을 통해 세상의 다양한 문화를 느끼며 삶을 경험해야 한다"며 "문화 교류 없이는 우리는 실체를 묘사한 언어나 번역에만 의존하게 되는데 예술은 진실을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트는 또 "음악은 연주될 때마다 생명을 얻는다"고 덧붙였다.
이틀간 공연의 첫 곡은 드뷔시의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과 스위스 현대 작곡가 윌리엄 블랭크의 42개의 악기를 위한 '모포시스'를 연주한다.
노트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는 언제나 새로운 경험에 대해 열려있어야 한다"며 "블랭크의 곡을 소개할 수 있어 무척 즐겁다"고 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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