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 5건 상표등록출원서 제출
특허청 "오인·혼동 일으킬 염려 있어"
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더본코리아가 충남 예산시장 내에 있는 '장터광장'을 등록상표로 출원했다가 거절당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1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2023년 4월 특허청에 '장터광장' 3건을 비롯해 '장터광장 시장 중국집', '장터광장 시장 닭볶음' 등 5건에 대한 상표등록출원서를 제출했다.
더본코리아가 상표 등록을 시도한 시점은 예산시장이 '백종원 효과'를 톡톡히 누리던 때다. 더본코리아는 2018년 예산군과 상호 협약을 체결한 뒤 '예산형 구도심 지역상생 프로젝트'를 통해 침체했던 예산시장을 현대화했다. 특히 예산시장을 재개장하면서 시장 한가운데에 있는 '장터광장'에 테이블을 비치해 시장 방문객들이 식당에서 주문한 음식을 이곳에서 먹을 수 있도록 했다. 예산시장은 더본코리아와 지자체가 협업한 전통시장 살리기의 대표 사례로 자리매김했으며, 2023년 1월부터 4월까지 4개월간 예산시장 방문객은 68만명에 이르렀다. 또 같은 해 1월 9일 백 대표는 예산시장에 점포 5곳을 열기도 했다.
특허청은 상표권 등록과 관련해 더본코리아 측으로부터 추가 의견까지 받았지만, 지난해 12월 최종적으로 등록을 거절했다. 특허청은 거절 결정서에서 "더본코리아가 낸 '장터광장'은 국내 수요자나 거래자에게 널리 알려진 충남 예산군 예산읍 예산시장길에 위치한 예산장터광장과 동일 또는 유사하다"며 "이를 지정상품에 사용할 경우 거래상 출처의 오인·혼동을 일으킬 염려가 있는 상품"이라고 지적했다.
뒤늦게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예산시장 상인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한 시장 상인은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상표 등록 시도는 전국의 다른 전통시장을 예산시장과 비슷한 콘셉트로 조성해 수익을 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며 "이런 일을 시장 상인들과 한 마디 상의도 없이 진행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백 대표는 지난 6일 현재 촬영 중인 프로그램을 제외한 모든 방송활동을 중단하고 더본코리아 경영과 성장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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