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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는 지금](23)에코프로파트너스 "韓 산업동력, 제조공정 역량서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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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훈 에코프로파트너스 대표 인터뷰
"벤처기업과 에코프로 가교 역할"

편집자주벤처캐피털(VC)은 자본시장의 최전방에서 미래 산업의 주축이 될 초기 기업을 키우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고금리 탓에 VC 업계도 부진을 겪고 있지만 될성부른 기업을 물색하고 키우는 노력은 끊이지 않고 있다. 아시아경제는 업력과 노하우를 축적한 초대형 VC에서부터 신생 VC까지 다양한 투자사를 만나 투자 전략과 스토리를 들어본다.
"전 세계에서 한국이 가진 가장 큰 강점은 제조 공정 역량입니다. 제조업을 과거의 오래된 역량으로만 치부하고 소프트웨어와 플랫폼 분야만 강조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서울 서초구 에코프로 양재사무소에서 만난 이재훈 에코프로파트너스 대표는 한국의 성장 동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우리 사회가 성장 동력을 찾아가는 과정이 너무 급하다 보니 한국만의 강점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며 제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과거 경영학 교수이자 한국테크노파크 원장을 역임한 이 대표는 2020년 에코프로파트너스의 초대 대표로 선임됐다. 에코프로 그룹 내 CVC(기업형VC)인 에코프로파트너스는 설립 5년 만에 5개의 기업공개(IPO)와 3건의 굵직한 회수(엑시트)를 끌어내며 제조업 중심 투자 전략의 성과를 입증하고 있다.

이재훈 에코프로파트너스 대표가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윤동주 기자

이재훈 에코프로파트너스 대표가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윤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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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기반 갖춰야 AI 혁명도 가능해"

이 대표는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열풍 속에서도 제조업의 중요성이 오히려 더 커졌다고 역설했다. 그는 "AI 산업이 발전한다고 해도 1조달러(약 1398조원)짜리 산업 중 소프트웨어는 30% 정도에 불과하다. 에너지저장장치(ESS)가 백업해야 하고, 또 서버가 뒷받침돼야만 AI 사회가 제대로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제조 기업인 폭스콘, TSMC, 샤오미의 성공 사례도 언급했다. 이 대표는 "폭스콘은 10년 전만 해도 애플의 하청업체였지만, 지금은 AI 서버를 만들면서 세계 최고의 AI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미국 정부도 제조업 역량이 후퇴되자 위험성을 느껴 다시 제조업 강국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I가 중요하지만, 이는 제조업의 생산성을 향상하는 윤활유 역할로 봐야 한다. 충분히 AI 사회가 되더라도 어차피 제조 역량은 필수다"며 "우리가 잘하는 것을 계속 심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에 따라 에코프로파트너스도 지방 제조업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모기업인 에코프로그룹의 정체성을 반영해 탈탄소화(Decarbonization)와 전기화(Electrification) 두 분야를 주요 투자 영역으로 설정했다. 이를 뒷받침할 AI 기술도 핵심 타깃으로 삼고 있다.


투자 전략의 핵심은 '전 주기 투자'다. 이 대표는 "에코프로그룹 오픈 이노베이션의 전초기지로서 역할을 하자는 목표로 투자 구조를 구축했다"며 "스타트업 스케일업 팁스, VC, 사모펀드 등 기업의 성장 단계별로 맞춤형 투자가 가능하다. 기업의 창업 초기 단계부터 지원해 단계별로 투자할 수 있는 재원을 갖춘 만큼, 기업의 전 주기를 지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5년간 에코프로파트너스는 5개 기업의 IPO를 성공시키고, 3개의 엑시트를 통해 평균 4.5배(약 80억원)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는 배터리 사이클링 업체 성일하이텍 이다. 이 대표는 "성일하이텍에 투자해 유가(有價) 금속을 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 연결해주고, 에코프로파트너스는 엑시트에 성공했다"며 그룹 내 사업의 연결성을 설명했다.

올해 AUM 1000억 추가 확대 목표

최근엔 방열 소재를 생산하는 솔머티리얼즈에 투자했다. 투자 당시 150억원 규모였던 기업가치가 현재 약 1000억원으로 성장했다. 다른 대형 VC의 후속 투자도 이뤄졌다. 이 대표는 "한국테크노파크 원장 시절 쌓은 네트워크와 제조업 이해도가 도움을 주고 있다"며 "에코프로파트너스가 투자한 기업이면 기술 검증이 된 것으로 인식돼 금액보다 투자 자체를 중요시하는 기업들도 많다. 에코프로의 브랜드 파워가 투자 기업 발굴에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이재훈 에코프로파트너스 대표가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윤동주 기자

이재훈 에코프로파트너스 대표가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윤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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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이 대표는 벤처기업에 필요한 두 가지 요소로 자금과 시장을 꼽았다. VC로서 자금 조달은 기본이지만, 시장을 찾아주는 역할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단순히 투자만 하고 밸류업을 고려하지 않는 일부 VC와 달리, 에코프로파트너스는 밸류업에 주력한다"며 "이에 따라 투자 심사 기준으로 대표와 팀의 역량, 기술력, 시장성 등 세 가지를 중요시한다. 기본적으로 기술적 역량이 탄탄하게 갖춰진 회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에코프로파트너스의 운용자산(AUM)은 약 2300억원이며, 누적 포트폴리오는 60여개에 달한다. 투자 규모는 기업 단계에 따라 1억원부터 100억원까지 다양하다. 전체 자금 중 약 25~30%는 에코프로 가족사에서 앵커 LP로 참여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모태펀드와 산업은행 등 기관투자가들로부터 조달했다.


에코프로파트너스는 불확실한 투자 환경 속에서도 올해 약 1000억원 규모의 추가 펀드 결성을 계획하고 있다. 이 대표는 "AUM을 23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늘리는 것이 목표다. IPO는 원래 3개를 목표로 잡았는데 이미 2개를 달성했고, 하반기에 시장이 좋아지면 추가 엑시트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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