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번하고 지속적인 공급 충격 시대
인플레, 2010년대보다 변동성 클 수도
인플레 유연 목표제 수정 전망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공급 충격'이 빈번해지는 시대가 도래했다며,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불안정해지고 장기 금리가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월 의장은 15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린 토마스 라우바흐 연구 콘퍼런스에서 실질 금리 상승 현상을 지적하며 "향후 인플레이션이 두 위기(2008년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위기) 사이의 기간이었던 2010년대보다 변동성이 더 클 수 있다는 점을 반영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더 빈번하고 잠재적으로 더 지속되는 공급 충격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을 수 있다"며 "이는 경제와 중앙은행들 모두에 어려운 과제"라고 설명했다.
미국 인플레이션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2020년 팬데믹 위기까지 대체로 Fed 목표치인 2% 아래로 유지돼왔다. 하지만 공급 충격이 발생한 팬데믹 이후 경제 환경이 질적으로 변화하면서 고물가 시대에 진입할 수 있다는 것이 파월 의장의 견해다.
파월 의장은 공급 충격의 원인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지정학적 불안, 노동인구 감소 등도 대표적인 공급 충격 요인으로 꼽힌다.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 정책 또한 공급 충격을 초래할 수 있다. 관세 인상으로 수입 물가가 뛰고 공급 차질이 빚어질 수 있어서다.
파월 의장은 이 같은 경제 환경 변화를 반영해 Fed의 통화정책 결정 운영체계를 개편하고 있다고 밝혔다. Fed는 5년 전 현 통화정책 운영체계를 확정했고, 올해 새 개편안에 대한 검토를 시작했다. 앞서 Fed는 2010년대 인플레이션이 안정적으로 유지되자 2020년 완전 고용을 위해 물가가 일시적으로 높아져도 용인하는 방향으로 통화정책 운영체계를 수정했다. 이른바 '유연한 평균 인플레이션 목표제'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 물가가 치솟고 Fed가 금리를 급격히 올리며 이런 체계는 사실상 무의미해졌다.
Fed는 올해 통화정책 운영체계를 개편하면서 물가 및 고용 목표에서의 '부족(shortfall)' 개념을 중점적으로 다룰 계획이다.
파월 의장은 "지금까지 논의에서 참석자들은 '부족'이란 용어를 재검토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지난주 회의에서도 평균 물가상승률 목표와 관련해 비슷한 논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새로 개편되는 합의문이 광범위한 경제 환경과 발전 상황에 견고한 지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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