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 지난달 30일 피스마이너스원 하이볼 출시
와인 베이스의 과실주…생레몬 맛으로 차별화
첫인상부터 '힙하다'. 글로벌 아티스트 지드래곤(GD)이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와 협업한 하이볼 피스마이너스원은 검은 바탕에 'PEACEMINUSONE'라는 알파벳 글자만 담았다. 통상 맥주와 구분하기 위해 캔 포장에 '하이볼'이라고 표시하는 경쟁 제품과 외관부터 확연히 달랐다. 캔 뚜껑에 달린 빨간색 손잡이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피스마이너스원은 지난달 30일 출시 이후 사흘 만에 88만개 전부 판매됐고, 일주일에 2~3회 발주가 가능할 정도로 '품절 대란템'으로 등극했다. 피스마이너스원은 GD가 2016년 선보인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로 나이키, 파리생제르맹(PSG), 젠틀몬스터, 보그, 레드불 등과 협업을 진행하며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피스마이너스원은 꽃잎 하나가 떨어진 데이지꽃을 브랜드 로고로 사용하는데, '평화'를 꽃말로 하는 데이지에서 하나의 꽃잎을 떼 '평화 빼기 하나'라는 브랜드명을 직관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피스마이너스원이 주류 협업상품을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조사는 지난해 '생레몬, 생라임' 하이볼을 출시하며 품절 사태를 만들어낸 주류회사 부루구루가 맡았다.
GD는 약 4개월간 진행된 하이볼 개발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제품 외관 디자인은 GD가 직접 디자인했다. 맛에도 GD의 취향이 깊게 반영됐다. 국산 편의점 하이볼들은 대부분 주정(희석식 소주)과 오크칩을 활용해 하이볼을 만들어 판매한다. 이 때문에 상품 품명은 희석식 소주에 과일 추출액을 더한 '리큐르'로 분류된다. 피스마이너스원 하이볼은 GD가 평소 즐겨 먹는 화이트 와인을 베이스로 하고 있어 과실을 주원료 발효시킨 '과실주'로 분류된다.
첫 맛은 시원한 레몬을 한 입 베어 문 듯 상큼했다. 캔을 따고 3~5초 뒤 피스마이너스원 로고를 형상화한 레몬과 함께 탄산이 위로 보글보글 올라온다. 주정을 베이스로 한 레몬 하이볼의 경우 레몬주스 맛이 먼저 느껴지고, 알코올 향이 끝에 머무는 반면 피스마이너스원은 생레몬의 떫은 뒷맛이 강했다. 두세 모금 더 마셔보니 목 넘김도 부드러웠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단맛이 강해졌다. 차가움이 사라지면서 단맛이 부각된 것이다. 제품 포장지에 '6시간 이상 차가운 곳에 보관한 뒤 마시라'고 표시한 이유를 확인할 수 있었다. 얼음을 추가하자 단맛은 덜해졌고, 레몬 맛이 더욱 풍부해졌다. 술을 즐기지 않아도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는 하이볼로 추천한다. 퇴근 후 주전부리와 함께 한잔을 곁들여도 좋고 담백한 해산물 안주와도 궁합이 좋을 것 같다
다만 위스키를 베이스로 해 강한 오크 향을 좋아하는 애주가들에게는 불호가 있을 수도 있겠다.
한편, 이 하이볼은 멋스러운 외관 덕분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캔 활용법이 빠르게 공유되고 있다. 캔의 글씨를 바늘로 구멍 낸 뒤 조명으로 활용하거나 화분, 응원봉 수납함 등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캔에 둘러싸인 띠지만 따로 떼어 내 휴대폰 케이스, 에어팟 케이스 등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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