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2.9%, 중견기업 2.6% 감소
광산물·내구소비재 등 수출 감소 영향
美 수출은 7개 분기 만에 트리플 감소
1분기 대기업과 중견기업 수출이 줄면서 우리나라 수출액이 6개 분기 만에 감소했다. 석유와 화학공업 제품 수출액이 국제 유가 하락과 생산 감소 등의 영향으로 줄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 들어 전기차(승용차) 구매가 줄어든 점도 수출액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 미국 수출액은 2023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모두 감소했다.
원자재·내구소비재 영향…美 수출액 2.1% 감소
통계청이 15일 발표한 '2025년 1분기 기업특성별 무역통계'를 보면 1분기 수출액은 1598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1%(35억달러) 감소했다. 이는 2023년 3분기(-169억달러) 이후 6개 분기 만의 감소다.
중소기업(1.3%)에서 수출이 늘었지만 대기업(-2.9%)과 중견기업(-2.6%)에서 줄어든 점이 영향을 미쳤다. 대기업의 경우 자본재 수출이 늘었지만 원자재, 소비재 감소가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IT부품과 수송장비 등에서 증가했지만 광산물, 내구소비재 등은 줄었다. 중견기업은 원자재, 자본재, 소비재 수출이 모두 줄었는데, 화학공업제품과 기계류, 수송장비, 내구소비재 등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원자재에 속하는 광산물(-31억달러)과 소비재 세부 항목인 내구소비재(-17억달러), 또 다른 원자재인 화학공업제품(-16억달러) 순으로 수출이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광산물은 원유를 가공한 가솔린과 디젤"이라며 "유가 하락과 정유사 화재 사고 및 보수에 따른 생산 물량 감소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또 "내구소비재에는 승용차가 포함된다"며 "미국으로 수출하는 승용차가 지난해까지 잘 팔리다가 올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 정부 측에서 의무 구매하는 전기차 등이 줄었다"고 짚었다. 폴리에틸렌 등의 화학공업제품의 경우 "국제 유가 하락도 있지만 중국에서 저가 생산을 하면서 글로벌 공급 과잉 상황이라 수출이 부진했다"는 설명도 했다.
산업별로 보면 전문·과학·기술 등을 포함한 기타 산업(4.6%)에서 수출액이 증가했다. 반면 광제조업(-0.5%), 도소매업(-15.7%)에서는 줄었다. 광제조업의 경우 음식료품 등에서 수입이 늘었지만 석유화학, 금속제품 등은 줄었다.
주요 국가·권역별 무역액을 보면 동남아와 중동을 제외한 모든 주요 국가 권역에서 수출액이 감소했다. 특히 미국 수출액(-2.0%)은 대기업과 중견기업, 중소기업에서 모두 줄었다.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 모두 미국 수출액이 감소한 것은 2023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수출기업 수는 6만5903개로 1.5% 늘었다. 수출 상위 기업의 무역 집중도는 심화했다. 1분기 수출액 상위 10대 기업의 무역 집중도는 36.0%로 0.2%포인트 상승했다. 상위 100대 기업의 무역 집중도는 66.1%로 0.2%포인트 올랐다.
1분기 수입액 줄어…대기업 4.7% 감소
1분기 수입액은 1526억달러로 1.4% 감소했다. 중견기업(9.7%)과 중소기업(0.5%)에서 수입이 늘었지만 대기업(-4.7%)은 줄었다. 대기업의 경우 자본재 수입이 늘었지만 원자재, 소비재 수입이 감소했는데, 광산물과 화학공업제품, 내구소비재 등에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별로 보면 도소매업(3.1%)이 증가세를 보였고 광제조업(-2.7%)과 기타 산업(-3.9%)은 감소했다. 광제조업은 전기전자 등에서 수입이 늘었지만 석유화학, 금속제품 등에서 줄었다. 기타 산업에선 전기·가스·증기 등에서 감소세를 보였다.
수입기업 수는 14만5771개로 0.3% 줄었다. 수입액 상위 10대 기업의 무역 집중도는 31.5%로 0.7%포인트 하락했고, 상위 100대 기업(57.1%) 역시 0.3%포인트 떨어졌다.
세종=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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