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을 떠난 홍준표에 공개 사과하며 설득
홍 지지자들 이재명 지지선언으로 위기감
권영세 "타고난 인성은 어쩔 수 없나 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4일 홍준표 전 대구시장 붙들기에 나섰다. 권 원내대표는 홍 전 시장을 향해 "기나긴 정치 여정에 있어서 제가 그동안 불편함을 끼쳐 드린 부분이 있었다면 모든 노여움은 오롯이 저에게 담아달라"며 "앞장서서 지켜주셨던 이 나라, 이 당의 역사만은 버리지 말아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홍 전 시장과의 과거 인연과 국민의힘 계열 정당을 위해 노력한 점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검사 시절과 정치인 시절의 홍 전 시장이 이뤄냈던 성과들에 대해 "군계일학",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홍준표", "보수의 영웅" 등의 찬사를 쏟아내기도 했다.

2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국민의힘 3차 경선 진출자 발표 행사에서 홍준표 후보가 탈락한 후 당사에서 나서고 있다. 2025.4.29 국회사진기자단
권 원내대표가 이처럼 홍 전 시장에 대한 간절한 마음을 전하는 것은 최근 홍 전 시장 측 인사들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 선언하는 등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봤기 때문이다.
전날 홍 전 시장 지지자 모임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 선언이 화제가 됐다. 신영길 홍사모 중앙회장은 민주당 당사에서 "대한민국 분열을 넘어 통합으로 나아가는 길의 대전환 길목에서 대한민국을 선진대국으로 이끌 정치인은 이 후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기자간담회에는 홍 전 시장 지지모임과 홍사모, 국민통합진흥회뿐만 아니라 홍 전 시장의 선대위 대외협력위원장, SNS팀, 미디어팀도 참석했다. 민주당에서는 이언주 의원과 황명선 의원이 자리를 함께했다.
당내에서는 홍 전 시장이 탈당을 넘어 정치적 결단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SNS를 통해 "당에 대한 배신감과 분노는 이해하지만, 지금은 개인의 응어리를 풀 때가 아니라 자유대한민국을 지켜야 할 때"라고 읍소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홍 전 시장이 이 후보 지지에 나설 것을 우려한 듯 "절대 이 후보의 손을 잡으셔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홍 전 시장은 국민의힘에 대해 회의적인 목소리를 높였다. 홍 전 시장은 지지자들과의 소통 채널인 '청년의 꿈'에 글을 올려 "두 번 탄핵당한 당과는 절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홍 전 시장은 "한번은 내가 일으켜 세웠지만 두 번째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서 그 당을 나왔다"며 "탈당만 하면 비난할 테니 정계 은퇴까지 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내 나이 70에 감정적으로 접근할 리 있겠냐"며 "도저히 고쳐 쓸 수 없는 집단이기에 나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누가 집권하던 내 나라가 좌우가 공존하는 안정된 나라가 됐으면 한다"며 "이 땅에 정통보수주의자들이 새롭게 등장하기도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홍 전 시장 설득과 별개로 강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내려놓은 권영세 의원은 SNS에 "이 당에서 두 번의 대권도전, 두 번의 광역단체장 당선, 수차례 국회의원 당선을 한 분이 이제 와서 이러면 안 된다"며 "타고난 인성은 어쩔 수 없나 보다"고 비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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