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4일 취임하는 새 대통령은 임기 시작 열흘여 만에 '외교 데뷔전'을 치르게 될 전망이다. 내달 15일 캐나다에서 개최되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관국(옵서버)으로의 초청이 유력하다. 이를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도 자연스럽게 대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미 관세 협상이 새 정부의 외교력을 가늠할 첫 시험대란 점에서 취임하자마자 숨 가쁜 외교전이 예상된다.
14일 외교가에 따르면 새 대통령이 올해 G7 정상회의에 초청될 경우 2021년, 2023년에 이어 역대 세 번째 대면 참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G7은 미국을 중심으로 구성된 이른바 '선진국 클럽'이다. 올해 G7 의장국을 맡은 캐나다는 지난 3월 총선에서 마크 카니 총리가 새로 취임했다. 한국의 새 대통령이 선출되면 한·캐나다 정상 간 소통을 통해 초청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앞서 카니 총리는 취임 직후 가졌던 블라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를 계기로 젤렌스키 대통령을 G7 정상회의에 초청하기도 했다.
아울러 같은 달 24~26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개최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도 예정돼 있다. 북미와 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군사 동맹인 나토는 최근 한국을 비롯해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인도·태평양 4개국(IP4)을 꾸준히 초청해 왔다. 이 자리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 만일 올해 10~11월께 경주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할 경우, 한미 정상이 올해에만 세 차례의 다자무대에서 마주하게 되는 셈이다.
다만 한미 간에는 관세 협상을 비롯해 대북정책·방위조약 등 중요 현안이 산적해 있어 다자외교 무대와는 별도로 양국 정상 간 소통도 추진될 전망이다. 박근혜·문재인·윤석열 등 역대 대통령들도 대선 당선일 또는 취임일에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를 최우선으로 진행했다. 아울러 새 대통령 방미 일정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지난 6일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과 통화하고 "6·3 대선 이후 한국의 신정부가 빠르게 안착하고 한미 간 협력 성과가 이어질 수 있도록 대선 직후 조속한 한미 정상 통화 성사 등을 위해 각별한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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