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5세대 밀리언셀러 그룹
장르 넘은 신곡 '아이 필 굿'
"무대 위에서 멤버들과 눈을 마주칠 때마다 느꼈어요. 이게 청춘이구나."
보이넥스트도어(BOYNEXTDOOR)는 요즘 K팝에서 가장 뜨겁게 주목받는 그룹이다. 네 번째 미니앨범 '노 장르(No Genre)' 발매를 하루 앞둔 12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여섯 멤버(성호, 리우, 명재현, 태산, 이한, 운학)는 "'뭘 좋아할지 몰라 다 준비해봤다'는 말이 이번 앨범과 딱 어울리는 것 같다"며 웃었다.
각자의 취향과 경험이 고루 담긴 이번 신보는 장르나 주제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감정 표현에 방점을 찍었다. 타이틀곡 '아이 필 굿(I Feel Good)'은 록 사운드를 바탕으로 한 에너지 넘치는 곡이다. 관객과 함께 뛰고 즐길 수 있는 무대를 염두에 두고 제작됐다. 이 곡에는 명재현, 태산, 운학이 작사·작곡에 참여했다. 멤버 간 활발한 아이디어 교환과 피드백을 통해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태산은 "타이틀곡에 시그니처 사운드 '티 타임'을 넣기 위해 다양한 버전을 준비했다"며 "지코 프로듀서의 피드백을 받아가며 함께 완성해 나갔다"고 밝혔다.
지코는 KOZ엔터테인먼트의 설립자이자 보이넥스트도어의 메인 프로듀서다. 단순히 곡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멤버들의 의견을 존중하며 아티스트로서의 성장을 함께 이끄는 '동반자' 역할을 해오고 있다.
명재현은 "이제는 보이넥스트도어만의 색이 명확히 자리 잡았다고 생각한다"며 "여섯 멤버가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걸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커리어 하이'는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다. 데뷔 앨범 '와이(WHY..)'부터 '하우(HOW?)', '19.99', '오늘만 아이 러브 유(오늘만 I LOVE YOU)'까지 매 앨범이 전작의 성과를 넘어서며 성장했다. 특히 지난해 발표한 19.99는 누적 판매량 100만장을 돌파하며 첫 밀리언셀러에 등극했고,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에서는 40위에 올라 5세대 K팝 그룹 중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이어 올해 1월 발표한 디지털 싱글 오늘만 아이 러브 유는 멜론 주간 차트 9위, 애플뮤직 '오늘의 톱 100' 월간 차트 1위에 오르며 음원 성적으로도 존재감을 입증했다.
이러한 성장세는 소속사 KOZ엔터테인먼트의 실적 개선과도 맞닿아 있다. 2023년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던 KOZ는 보이넥스트도어 데뷔 1년 반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24년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어난 373억원, 당기순이익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8억6000만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하이브의 멀티레이블 시스템과 KOZ의 아티스트 육성 전략이 맞물리며 만들어낸 대표적 성공 사례로 평가된다.
하이브 산하 레이블로서 KOZ는 일본 PARCO, M.A.C, 국내 29CM 등과의 협업을 통해 글로벌 마케팅을 활발히 펼쳐왔다. 자체 캐릭터 '쁘넥도' 론칭, 한정 MD 완판, 광고 모델 계약 등 여러 방면에서 보이넥스트도어의 브랜드 가치를 확장해왔다.
보이넥스트도어는 지난해 12월 인천을 시작으로 도쿄, 타이베이, 홍콩, 자카르타 등 아시아 주요 도시에서 투어를 진행하며 단독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일본 대형 음악 페스티벌 '서머소닉'에도 출연했으며, 오는 6월 도쿄 무사시노 아레나에서의 앙코르 공연과 7월 서울 KSPO돔에서의 파이널 무대가 예정돼 있다.
투어를 통해 멤버들은 더욱 성장했다. 이한은 "무대를 함께 준비하고 관객들과 호흡하면서, 우리가 얼마나 하나가 되어가는지 느꼈다"며 "무대 위에서 멤버들과 눈을 마주치는 그 찰나의 순간이 잊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명재현은 "아이 필 굿은 그런 무대 경험을 바탕으로 기승전결이 있는 퍼포먼스로 구성했다"며 "음악을 듣는 이들이 마치 콘서트에 다녀온 듯한 인상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팀워크에 대한 질문에 멤버들은 "서로에게 배워가는 존재"라고 입을 모았다. 명재현은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평생의 친구가 됐다"고 했고, 성호는 "말하지 않아도 서로 필요한 것을 알아주는 사이가 됐다"며 "같은 시기에 사회생활을 시작했기에 서로에게 큰 의지가 된다"고 덧붙였다.
커리어 하이를 경신 중인 지금, 멤버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성취를 느끼고 있다. 이한은 "공연장에서 관객과 눈이 마주친 순간, 내 감정이 그대로 전달되는 걸 느꼈다"며 "내가 신난 만큼 다른 사람도 즐겁게 만들고 싶었던 꿈이 현실이 되어 감격스러웠다"고 말했다. 태산은 "부모님을 통해 200~300장의 사인 요청을 받았는데, 흐뭇해하시는 모습을 보고 더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고 밝혔다.
성호는 "언젠가 '코첼라' 같은 꿈의 무대에 설 수 있다면 진정한 성취감을 느낄 것 같다"며 "우리가 '무한도전'과 함께 자란 세대인 것처럼, 언젠가는 '보넥도 키즈'가 생기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명재현은 "우리를 청춘의 표상으로 여겨주는 팬들이 있다. 그 이름에 부끄럽지 않도록 오래도록 바르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리우는 "부모님과 함께 쇼핑몰에 갔을 때 우리 노래가 흘러나오더라. 언젠가 해외 어디서든 그런 순간을 마주한다면 더 뿌듯할 것 같다"고 웃었다. 운학은 "언젠가는 '국민 아이돌'이라는 수식어를 얻고 싶다"며 "우리가 보고 자라온 선배들처럼, 많은 사람에게 자랑스러운 그룹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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