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영업익 56%↓
코코아 가격 상승 여파 계속
증권사 5곳 목표가 내려…투자의견 '홀드' 하향키도
가격 인상 효과 2분기부터
하반기 해외법인 성장 기대
롯데그룹 주력 식품 계열사인 롯데웰푸드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내수 침체 장기화와 원가 상승 부담 등을 피하지 못하면서다. 여름철 성수기를 맞았지만 주요 원자재인 초콜릿의 원료 코코아 가격 변동성이 커진 만큼 실적 회복이 더딜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웰푸드는 낮은 해외 매출 비중을 끌어올리고, 하반기 인도·러시아 등 주요 해외 법인의 성장과 판가 인상 효과 등으로 반등 기회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롯데웰푸드의 영업이익은 1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1%나 감소했다.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추정치) 200억~240억원을 30% 넘게 하회한 것이다.
국내 사업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3% 급감했고, 해외는 37% 줄었다. 판매관리비를 절감했지만, 국내외 모두 코코아 가격 상승의 직격탄을 받아 수익성이 악화된 것이다. 실제 카카오 국제 시세는 2023년 말 t당 4466달러에서 지난해 12월 중순 1만2477달러까지 급등한 뒤 4월 말 기준 8616달러로 조정된 상황이다. 전년도 고점 대비 -29%, 연초 대비 -18% 하락했지만, 여전히 지난해 평균 투입 단가 대비 2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코코아 가격 상승은 이상 기후에 따른 재배 면적 감소가 주원인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가격 안정화는 더디게 진행되면서 롯데웰푸드의 재고 수준을 감안해도 2분기까지는 높은 투입 단가가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웰푸드는 지난 2월부터 가나 초콜릿과 빼빼로 등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9.5% 올렸는데, 2분기부터 가격 인상 효과가 반영되고 여름철 빙과류 판매가 본격화해 실적이 개선되더라도 손익 부담은 계속될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웰푸드 역시 1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카카오는) 서아프리카의 기후환경 영향으로 생산량이 감소했으며, 변동성이 높아 시세 예측이 어렵다"면서 "상반기에는 원자재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되며, 하반기에는 상반기의 60~70%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증권사들은 일제히 보고서를 내고 롯데웰푸드의 목표주가를 줄하향했다. DS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22만원에서 16만원으로 하향했으며, 한화투자증권은 기존 15만원에서 13만원으로 내리고, 투자의견 또한 매수에서 홀드(보류)로 낮췄다. 유안타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15만원에서 14만원으로, IBK투자증권은 기존 14만원에서 13만5000원으로 목표주가를 내렸다.
회사는 해외 매출 비중을 끌어올려 수익성을 만회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회사의 해외 매출 비중은 20% 수준으로 동종업계 대비 낮다. 롯데웰푸드는 상반기 내 인도 건과 법인(롯데인디아)과 인도 빙과 법인(인도 하브모어)을 합병해 시너지를 강화할 방침이다. 설탕·무당류 브랜드 'ZERO(제로)'도 해외 진출을 준비 중이다. 빼빼로 글로벌 앰배서더로 K-팝 그룹 스트레이 키즈를 발탁하기도 했다. 롯데웰푸드는 2028년까지 해외 비중을 35%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강은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웰푸드는 해외 법인의 추가적인 가격 인상을 고려 중"이라며 "인도 건·빙과 법인은 증설을 통한 실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고, 제로 브랜드의 해외 진출이 확대되고 있어 코코아 가격이 t당 1만달러 미만에서 유지된다면 가격 인상 효과 반영을 통한 수익성 개선 시기가 가시화되는 하반기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 역시 "1분기 저점으로 국내외 수익성은 점진적 회복이 예상된다"며 "하반기는 전년 대비 증익이 가능할 것으로 연결 손익은 2분기 -18.6%, 3분기 5.1%, 4분기 흑자 전환으로 추정한다"고 전망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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