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방사 부관 "윤석열, '총 쏴서라도 끌어내' 지시…'이건 아니다'는 생각 들어"

윤 전 대통령 '내란 혐의' 3차 공판
尹-이진우 통화내용 증언
오상배 "배신감 들어 증언 결심"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세 번째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오상배 육군 수도방위사령관 부관(대위)이 "사실관계를 부인하는 (윤석열) 변호인단을 보고 배신감을 느껴 증언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12·3 비상계엄' 당시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에게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취지의 지시를 하는 통화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 3차 공판에 출석,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2025.05.12 사진공동취재단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오전 10시 15분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사건 3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오 부관에 대한 검찰의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비상계엄 당시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과 같은 차량을 탑승했던 오 부관은 전화로 윤 전 대통령이 '의원 끌어내기' 지시를 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이날도 오 부관은 윤 전 대통령이 "(국회) 본회의장으로 가서 네 명이 (국회의원) 한 명씩 들쳐업고 나오라고 해"라고 지시한 것을 직접 들었다고 재차 진술했다. 검찰 공소장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문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계엄 당시 이 당시 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아직도 못 들어갔어? 본회의장으로 가서 4명이 1명씩 들쳐업고 나오라고 해'라고 지시했다.

그는 '1차 조사와 달리 2차 조사에서 진술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묻는 말에 "그전까지는 윤 전 대통령이 법리적으로 옳은 일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석동현 변호사가 제가 아는 사실과 다른 말을 말해서 진실을 밝히는 데 도움이 돼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석 변호사가 "윤 전 대통령은 체포하라는 말 쓰라고 한 적 없다, 체포의 '체'자도 꺼낸 적 없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는 "일종의 배신감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 전 부관은 계엄 당일 윤 전 대통령과 이 전 사령관 간의 통화를 4번 들었다고 답했다. 그는 "안보 핸드폰에 (발신자가) '대통령님'이라 떠서 '대통령님입니다' 말하며 (전화기를) 돌려 드렸기에 명확히 인식한다"고 했다.

오 전 부관은 세 번째 통화 내용에 대해 "윤 전 대통령이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며 "'이건 진짜 아니다'라는 생각을 했다"고 진술했다.

이날 윤 전 대통령은 처음으로 지하주차장이 아닌 지상으로 출석했다. 오전 공판을 마치고 점심식사를 위해 퇴정하던 윤 전 대통령은 '증인도 국회 문 부수고 들어가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는데 직접 지시한 게 맞나', '오늘 증인도 특전사 수방사 군인인데 순서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보시나', '비상계엄 선포 사과하실 생각이 있나'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그는 굳은 표정으로 입을 꾹 다문 채 검은색 차량을 타고 법원을 빠져나갔다.

한편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일 검찰로부터 비상계엄과 관련해 군·경에 의무 없는 일을 하도록 지시했다는 등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이에 재판부는 '내란 우두머리' 재판에 병합해 심리하기로 했으나, 윤 전 대통령 측에서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혐의가 적용된 공소장을 받은 지 일주일이 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 다음 공판기일부터 해당 혐의를 심리하기로 했다.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