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시·건강보험공단 조사 착수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처가가 운영하는 경기 남양주의 한 요양원에서 노인학대 사례가 신고돼 관련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29일 MBC는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남양주시 등에 남양주시 화도읍 소재의 한 요양원에서 입소자들에게 부실한 급식을 제공했다는 내용 등의 공익신고가 접수됐다"고 보도했다.
2017년 경기도 남양주에 설립된 이 요양원은 윤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모친인 최은순씨 일가가 운영하는 곳이다. 요양원의 대표는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다.
MBC에 따르면 공익신고자 A씨는 이 요양원이 원가절감을 위해 값싼 식자재를 사용하면서도 부실하고 양이 적은 음식을 제공했고, 숟가락에 음식물이 그대로 묻어 있는 등 위생도 엉망이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입소자들이 매달 37만5000원의 식대를 내지만 간식으로 상한 과일을 주고, 한 층 입소자 16명이 마실 주스엔 바나나를 7개만 넣고 물과 요구르트를 타 나눠줬다"고 말했다.
제보에는 또 지난해 12월에는 한 80대 노인이 설사와 혈변 증상을 열흘 넘게 보였고, 3주 가까이 방치된 끝에 병원으로 옮겨졌다 숨지기도 했다는 내용의 폭로도 포함됐다.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어르신의 사지를 24시간 침대에 묶어 놓고 기록 의무조차 지키지 않았다는 주장도 있다.
이 요양원은 2021년 건보보험공단의 정기평가에서도 학대와 신체적 구속을 평가하는 '노인인권보호'에서 가장 낮은 등급인 '미흡'을 받았고, 2019년 남양주시의 지도점검에서도 식재료비를 용도 외로 지출하고 신체 억제대 사용 기록을 제대로 하지 않아 적발된 바 있다.
남양주시와 건강보험공단 등은 현장 조사를 마친 뒤, 업무정지 또는 지정 취소 등 행정처분과 함께 요양급여 부당 지급금 환수 조치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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