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학·중환자 관리·전염병 통제 등 보건의료 새 영역 개척
피부의 숨결을 감지, 피부 표면에서의 기체 흐름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웨어러블 센서가 개발됐다.
피부과학, 중환자 관리, 전염병 통제, 환경안전 및 외상 치료 등 보건의료의 넓은 영역에 걸쳐 '완전 비침습적 진단 및 관리'라는 새로운 트렌드가 제시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연구재단은 신재호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박사 연구팀이 피부를 통해 들어오고 나가는 양방향 기체 분자 흐름(Epidermal Gas Flux)을 정밀하게 측정하는 웨어러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피부는 체내와 체외를 구분 짓는 우리 몸의 최외곽 경계로, 다양한 기체 분자가 오가는 통로다. 우리 몸의 건강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외부로 실어 나르는 정보의 고속도로이며, 휘발성 유기 화합물 같은 대기 중에 존재하는 해로운 물질이 우리 순환계에 녹아들게 하는 통로 역할도 한다.
의료기관에서 수증기와 같은 특정 기체의 단방향 흐름만 측정 가능한 장비가 개발된 적은 있지만, 피부 표면에서의 기체 흐름을 정밀하게 측정해 내는 기술은 개발·보고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피부에 부착하는 것만으로도 피부 표면에서의 다양한 기체 흐름을 수일 이상 지속해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유선 연결 없이도 독자적으로 구동하는 완전 자립형 웨어러블 시스템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개울물을 손바닥으로 막으면 손바닥을 차오르는 물의 속력이 개울물의 원래 유속을 반영한다는 단순한 원리에서 착안해 개발됐다. 이 원리를 소형 가스 센서와 전자기계식 밸브 시스템에 적용, 피부 위 어디서든 기체의 유속을 측정할 수 있는 형태로 재구성했다.
동물실험과 초기 임상실험을 통해 피부 장벽 기능의 정밀 진단, 취약 인구의 항상성 모니터링, 개인의 위생 상태 평가, 환경 유해인자에 의한 피부 열화 평가, 염증 및 감염을 포함한 외상 치유 전과정 모니터링 등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음을 실증했다.
신재호 박사(선임연구원)는 "상품화 연구를 통해 전문 의료기기, 피부 미용기기, 개인 위생기기 등 다양한 형태로 개발돼 실질적 시장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의 성과는 과학기술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지난 9일 게재됐다. 논문명은 'A non-contact wearable device for monitoring epidermal molecular flux(표피 분자 흐름 모니터링을 위한 비접촉 웨어러블 장치)'다.
신재호 박사가 제1 저자로, 정성민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박사가 공동 저자, 존 로저스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가 교신저자로 등록됐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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