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170㎝에 호리호리…전국 돌며 무전취식한 50대 '여장남자'

목소리까지 변조해 상인 속여

여장을 한 채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무전취식을 하는 등 사기행각을 벌인 50대 남성이 검찰로 넘겨졌다.

2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사기 혐의로 구속 송치된 50대 A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대전과 충남 천안, 경기도 등지 식당을 돌며 15차례에 걸쳐 약 570만원 상당을 무전취식하거나 돈을 빌린 후 갚지 않고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여장한 남자 A씨. 대전동부경찰서·연합뉴스

A씨는 170㎝ 키에 호리호리한 체격으로, 긴 파마머리를 하고 여성인 양 꾸며서 피해자들에게 접근했으며, 피해자 대부분은 고령의 여성들로 파악됐다. A씨는 같은 성별인 것처럼 친밀하게 이들에게 다가와 얘기를 나누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은 그가 여성인 줄 알고 경찰에 신고했을 정도로 A씨는 목소리까지 변조해 이들을 감쪽같이 속여왔다.

경찰은 대전 동구 한 식당 업주의 피해 신고를 받고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통해 A씨를 추적해 검거했다. A씨는 사기 전과가 수십회 있는 상습 사기범으로, 이번에도 사기 혐의로 복역 후 출소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특정한 주거지도 없이 숙박업소 등을 전전하며 경찰의 추적을 피해 다녔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신분이 확실하지 않은 사람과의 금전 거래는 주의하고 피해가 발생하면 즉시 112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