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K이슈노트-무위험 금리평형 편차 변동요인·파급효과 분석
"국내 달러 자금 시장에서 무위험 금리평형 편차(CIPD)를 '외국인의 차익거래 요인'으로 단순화해 설명하지만, CIPD에 대한 보다 면밀한 이해를 위해서는 달러 자금 시장 내 공급(외국인)뿐 아니라 수요(거주자)를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공급과 수요, 얽혀있는 파생상품시장 등과의 연계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전제를 해야 달러 유동성은 풍부한데 원·달러 환율은 오르는 상황에 관해 설명할 수 있습니다."
김지현 한국은행 국제국 국제금융연구팀 과장은 29일 BOK이슈노트 '우리나라 무위험 금리평형 편차의 변동요인 및 파급효과 분석'을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CIPD는 현물시장 달러 조달 금리와 파생상품을 통한 달러 조달 금리 간 격차를 의미한다. 원화 기반 투자자들이 외화파생상품 시장을 통해 원화를 대가로 달러를 차입하기 위해 부담해야 하는 일종의 가산금리다. 글로벌 은행은 미 국채 등 달러 자산을 담보로 환매조건부채권(Repo·레포) 시장 등에서 조달한 달러를 FX 스와프 거래를 통해 공급하고, 수취한 원화는 원화 채권 등에 투자한다. 이때 달러 자금 공급자는 외화파생상품을 통한 달러 조달금리와 달러 현물시장 금리 간 차이인 CIPD만큼의 차익을 얻으며 달러 자금 수요자는 CIPD만큼의 가산금리를 지불한다. CIPD는 외국인의 차익거래 요인이자 거주자의 가산금리인 것이다. CIPD는 2019~2024년 평균 46~47bp를, 최근 40bp 내외를 기록 중이다.
따라서 CIPD는 원화 기반 투자자가 CIPD 수준의 비용을 감수하고 외화파생상품 시장에서 달러를 조달하려는 수요자 측과, 동일한 수준의 편익을 얻기 위해 달러를 공급하려는 공급 측간 상호작용에 의해 결정되는 달러 자금 시장 내 가격변수로 볼 수 있다.
김 과장은 CIPD를 외화자금의 수요요인(거주자)과 공급요인(외국인)으로 분해해 기여도를 산출한 결과, 우리나라의 CIPD 변동은 양측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2019~2024년 중 주로 외국인 요인에 의해 CIPD가 변동한 기간은 61%, 거주자 요인에 의해 CIPD가 변동한 기간은 39%로 나타났다. 약 6대 4 비율이다.
김 과장은 "CIPD 변동은 현물환시장과 채권시장으로 파급돼 서로 다른 경제주체에게 서로 다른 영향을 준다'며 "특히 역외 NDF 순매입은 해당 거래의 상대방인 외은지점의 현물환 매입과 달러 자금 공급을 파생시키고, 이에 따라 CIPD는 하락하고 원·달러 환율은 상승한다"고 분석했다. 달러 자금 수요 증가나 공급 하락 요인에 따른 CIPD 상승은 각각 외국인의 원화 채권투자를 늘리고 거주자의 해외채권투자는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분석은 외국환은행의 원화와 미 달러화 간 파생상품 거래 자료를 거래 상대방 기준으로 재분류해 각 참가 주체의 달러 자금 수요·공급에 대한 패널데이터를 구축해 이뤄졌다. 거주자는 국내은행, 외은 지점, 보험사, 증권사, 자산운용사, 기업 등 10개, 외국인은 거래상품의 차액결제 여부를 기준으로 2개로 구분했다. 이를 통해 달러 자금시장의 시장참가자별 수요·공급 모형을 설정 및 추정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CIPD의 변동을 시장참가자별 요인들로 분해했다. 모형으로 분해한 CIPD변동을 이용해 외화자금시장과 현물환시장 및 채권시장 간 연계성을 분석했다.
김 과장은 "우리나라의 외환·금융시장이 외화파생상품 등을 매개로 긴밀히 연계돼 있음을 고려할 때, CIPD 변동요인의 파급효과를 면밀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원인이 되는 요인에 대한 분석이 필수적"이라며 "이를 위해 개별 시장에 대한 단편적인 접근이 아닌 금융기관 미시자료 등을 활용해 시장 간 상호연계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분석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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