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방한 외국인 수 전년比 48.4%↑
올해 방문객 규모 역대 최대치 전망
템플스테이·한옥·장담그기 체험 호응
외국인 방한 위한 공격적 마케팅 해야
궁중문화축전을 글로벌 축제로 육성하는 배경에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가 있다. 지난해 방한 외국인 수는 1637만 명으로, 전년(1103만 명)보다 48.4% 늘었다. 한국관광공사는 올해 방문객 규모를 역대 최대치로 전망했다. 근거는 높은 관광 만족도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1월부터 두 달간 서울 명동 등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외국인 관광객의 92.5%가 한국 관광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재방문 의향이 있다'는 응답도 90.6%에 달했다.
이들을 끌어당긴 주요 동력은 영화, 드라마, 음악 등 K콘텐츠였다. 하지만 정작 한국을 방문해선 템플스테이, 한옥, 장 담그기 같은 전통문화 체험을 더 선호했다. 궁 관광도 그중 하나다. 윤지현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궁능서비스기획과 사무관은 "지난 10년 동안 궁중문화축전을 운영하면서 외국인 관람객의 뜨거운 반응을 직접 체감했다"며 "외국인 전용 프로그램을 추가한다면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마련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국가유산청과 국가유산진흥원이 구상하는 이상적인 구조는 궁중문화축전를 통한 방한 유입이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한 브랜드 인지도 제고가 뒷받침돼야 가능한 일이다. 아직은 방향을 잡아가는 초기 단계다. 지난해 주오사카한국문화원 미리내 갤러리에서 궁 사진전 등을 개최했고, 도쿄 신주쿠의 유니카 비전 전광판에서 옥외광고를 진행했다. 2023년 방한 관광객 집계에서 일본인(약 231만 명)이 가장 많아 전략적으로 펼친 사업이었다.
국가유산진흥원은 해외 현지 박람회 문도 두 차례 두드렸다. 지난해 8월에는 싱가포르 엑스포홀에서 열린 NATAS 소비자 여행박람회에서 홍보 부스를 운영했다. 일흔네 기관이 참여한 장에서 궁중문화축전을 알리고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지난해 11월 대만 난강전람관에서 열린 타이베이국제여전(ITF)에서도 비슷한 내용으로 현지인의 방문을 유인했다.
진미경 국가유산진흥원 궁중문화축전 팀장은 "싱가포르는 2023년 방한 관광객 증가율(2019년 대비)이 가장 높았고, 대만은 그해 방한 관광객 수(96만 명)가 네 번째로 많았다"며 "앞으로도 나라나 권역별 목표를 설정해 집중적으로 홍보를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아직 북미나 유럽을 대상으로 한 본격적인 홍보 계획은 없다. 대신 외국인 이용률이 높은 글로벌 예매사이트 크리에이트립을 활용해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진 팀장은 "지난해 외국인 전용 프로그램을 개설하면서 온라인 티켓 판매를 시작했다"며 "판매 수가 점진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라고 밝혔다. 크리에이트립에서 국가유산진흥원 상품을 담당하는 문혜림 매니저도 "지난해 봄에는 홍보가 덜 된 탓에 판매가 저조했으나 올해는 바이럴 마케팅과 인플루언서의 홍보, 높은 구글 평점 등에 힘입어 상황이 역전됐다"고 말했다.
크리에이트립에 따르면 지난해 가장 높은 예매율(40%)을 보인 나라는 대만이었다. 올해는 영어권 나라의 비중이 70%까지 오르면서 고르게 분산됐다. 문 매니저는 "영어를 사용하는 동남아시아와 북미, 유럽 관광객 수가 그만큼 늘었다고 볼 수 있다"며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접속해 구매한다.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 또는 이미 방한한 관광객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형태가 연인, 친구, 가족 등으로 다양한데 거의 모든 집단에 20~30대가 포함돼 있었다"며 "이들을 어떻게 공략하느냐가 글로벌화의 관건"이라고 예측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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