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점령지 마지막 마을 탈환 주장
우크라는 부인…향후 협상서 변수 부상
트럼프 "푸틴, 전쟁 중단 의사 없어 보여"
러시아는 26일(현지시간)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가 점령하고 있던 마지막 마을을 탈환했다고 밝혔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평화협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주장을 부인했다.
발레리 V.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참모총장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쿠르스크 지역을 공격했던 우크라이나군을 완전히 격파했다"며 고르날 마을을 탈환했다고 보고했다. 이날 보고 장면은 TV를 통해 생중계됐다. 반면, 우크라이나 참모본부는 자국 군대가 해당 지역에서 완전히 철수했다는 것을 부인하며, 군사작전은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중순, 군사 분석가와 군인들은 우크라이나군이 쿠르스크 지역 대부분에서 철수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공세가 최절정에 달했던 시기에는 점령지역이 148㎢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 2월 말 점령지의 3분의 2를 상실했으며, 지난달에는 48㎢까지 축소된 것으로 추정됐다.
게라시모프 참모총장은 쿠르스크 지역을 탈환하는데 북한군이 역할을 했다고도 밝혔는데, 이는 사실상 러시아가 북한군의 참전을 인정한 첫 사례다. 한국, 미국, 우크라이나 등은 그동안 북한군의 참전 사실을 보고해왔지만, 러시아는 이를 부인하거나 침묵으로 일관했다.
러시아의 쿠르스크 완전 탈환은 앞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평화협상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는 당초 쿠르스크 지역을 점령해,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와 맞바꾸는 협상 카드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러시아는 이를 거부하고, 쿠르스크 지역 탈환에 집중하는 동시에 방어망이 약해진 동부 우크라이나 방어선 공격을 강화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이탈리아 로마에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약 15분간 대담했다. 두 정상의 대면은 지난 백악관 회담 결렬 이후 두 달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쟁을 중단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며 지난 며칠간 키이우 등 우크라이나에 가한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비난했다.
최호경 기자 hocan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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