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부 능선 넘은 저궤도위성 도입
단말기 적합성 평가, 국경간 협정 통과시 연내 서비스 시작
정부, 6G 기반 저궤도 통신 시스템 개발도 착수
한국에서 저궤도 위성을 활용한 초고속 위성통신 시대가 올해 안에 열린다. 일론 머스크가 세운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와 유럽 위성통신업체 유텔셋 원웹의 저궤도 위성통신의 국내 서비스 개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7일 "스타링크, 원웹 등 저궤도 위성통신 사업자들이 국내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제도적 기반을 모두 정비했다"고 밝혔다. 스타링크와 원웹은 국내 단말기 적합성 평가 절차를 거치고 국경간 공급협정 승인을 마치는대로 상용 서비스를 곧 시작할 계획이다.
저궤도 위성 서비스 시작하면 비행기서 와이파이, 선박에서 영상통화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국내에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가 도입되면 항공기의 기내 통신환경이 고속 와이파이 환경으로 개선되고, 특히 장기 항해 선박의 선원들에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영상통화 등을 제공할 수 있어 선원복지가 대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도서·산간 지역의 통신 환경 개선 효과와 산불 등 재난 상황에서 통신망 복구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스페이스X는 한국에서 지난해 스타링크코리아를 설립해 국내 진출 작업을 본격화했다. 2023년 5월 정부에 국경간 공급협정 승인을 신청했고, 동시에 국내 서비스 개시를 위해 필요한 각종 행정절차를 밟아왔다. 원웹은 한화시스템을 통해 같은 해 12월 이를 신청했다.
과기정통부는 이후, 저궤도 위성의 안정적인 서비스 운용을 위해 사업에 필요한 주파수를 분배하고 전파법을 개정했다. 10.7~12.7㎓, 14.0~14.5㎓를 위성과 이동체 간 광대역 통신 주파수로 분배하는 등 주파수 분배표를 개정했다.
이달에는 위성통신 단말기 도입을 위한 기술기준을 개정했다. 저궤도 위성과 직접 통신하는 단말기의 특성을 반영해, 기존 정지궤도 위성 단말과 다른 기준을 적용한 것이다. 이로인해 스타링크, 원웹 같은 사업자들은 국내에 단말기를 들여와 국립전파연구원(RRA)에 적합성 평가를 신청할 수 있게 됐다.
김남철 과기정통부 전파정책국장은 "이제 원웹이나 스페이스X가 저궤도 위성 서비스에 필요한 단말기를 제출하면, 기술기준에 따라 적합성 평가를 진행할 것"이라며 "이 절차는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올해 중 서비스 개시는 확실히 될 예정인데 사업자들이 사업계획서 등을 국내법에 맞춰 마무리하면서 협의 과정에서 변동이 발생할 수 있어 날짜를 특정하긴 어렵다"며 "스타링크와 원웹이 동시에 서비스를 개시할 수도, 따로 개시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두 업체 말고 서비스 승인을 신청한 기업은 현재까지 없으며, 아마존이 실무적으로 문의한 적은 있다고 밝혔다.
韓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 확보 속도…올해 317억원 투입
해외 민간 사업자의 진출과는 별개로, 정부는 자체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30년까지 누리호 발사체를 이용해 통신 위성 2기를 저궤도에 발사하고, 자체 기술을 검증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과기정통부는 올해부터 '6G 표준 기반 저궤도 위성통신 시스템 개발 및 검증 사업'을 추진한다.
이 사업은 단순히 위성을 발사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저궤도 통신에 필요한 통신 탑재체, 위성 본체, 지상국·단말기 등 핵심 부품과 시스템 기술을 독자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6세대 이동통신 표준과 연동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이 추진된다.
정부는 이를 위해 총 3200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올해만 연구개발에 약 317억원이 집행된다. 과제별로 위성 본체 개발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위성에 들어갈 통신 탑재체 개발에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단말국 구축에는 쏠리드가 각각 주관연구개발기관으로 선정됐다.
유 장관은 "국제표준 기반의 저궤도 위성통신에 대한 투자를 통해 국내 위성통신 분야 산업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며 "이 과정에서 이동·위성통신 부품기업들의 참여를 확대해 핵심기술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출연연구소의 축적된 기술을 민간에 적극적으로 이전·확산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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