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트 한 고교서 2학년 남학생 범행
용의자, 현장에서 달아나다 붙잡혀
프랑스 서부에 있는 한 고등학교에서 한 학생이 다른 학생 4명을 칼로 찔러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30분쯤 프랑스 낭트의 한 사립 고등학교에서 2학년 남학생(15)이 칼로 4명을 찔렀다. 용의자의 표적이 된 여학생은 부상으로 사망했고, 다친 세 명 중 한 명도 위독한 상태로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학교는 점심시간에 범행이 발생했다. 용의자는 범행 후 현장에서 달아났으나, 교직원들이 그를 제압했고 이후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25일(현지시간) 프랑스 서부 낭트의 한 사립고등학교에서 칼부림 사건이 발생해 학생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친 가운데 경찰이 학교 앞을 지키고 있다. AFP 연합뉴스
사건이 일어나자 학교는 2000여명의 학생을 대피시키고 학부모들에게 사건 발생 사실과 귀가 조처를 알렸다. 이후 학생들은 사건 3시간여가 지난 오후 3시30분부터 경찰의 도움을 받아 순차적으로 귀가했다. 현장에는 군경이 배치돼 학교를 봉쇄하고 주변을 경비 중이다.
사건 당시 용의자는 헬멧과 복면을 착용하고 검은 옷을 입었으며, 사냥용 칼을 포함해 두 자루의 칼을 소지하고 있었다. 정확한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범행에 앞서 용의자는 몇몇 학생들에게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이메일에는 "세계화는 우리 인간을 기계로 만들었고 인간성을 붕괴시켰다. 잔인하더라도 원래의 자연 질서로 돌아가기 위해 생물학적 반란을 일으켜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낭트 시장 요안나 롤랑은 용의자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이 나라 청소년들의 정신 건강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이 사건에 대해 "교사들이 적극적으로 개입해 다른 비극을 막을 수 있었다"며 "교직원들의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라고 썼다. 또 충격과 슬픔에 빠진 유가족과 학생, 교육계에 위로의 말도 함께 전했다.
프랑수아 바이루 총리는 프랑스 전역 학교 안팎의 보안 강화를 지시하는 한편 4주 이내에 청소년과 어린이들의 칼부림을 예방하고 처벌하기 위한 새로운 법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학교에 금속 탐지기를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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