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16e 기기당 10달러 줄여
퀄컴 벗어난 '칩셋 독립'도 거론
2018년부터 1.4㎚ 공정 계획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서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대만 TSMC가 최첨단 공정으로 고객사들의 간판 제품 생산 비용까지 절약해주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대만 현지 매체들이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특히 미국 기업인 애플의 아이폰 생산 비용을 줄여줬다는 사실에 주목하며, 대미투자 발표 후 미국에서 더 많은 '파운드리 영업'에 나설 TSMC에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28일 대만 이코노믹데일리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애플이 지난 2월 출시한 아이폰 16e에 탑재되는 통신 모뎀 칩셋 'C1'의 베이스밴드(음성과 데이터를 무선을 통해 송수신하는 데 필요한 칩)를 TSMC의 4㎚(나노미터·1㎚=10억분의 1m) 공정에 맡기며 기기당 10달러(약 1만4320원)를 절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매체는 최근 '카운터포인트 리서치'가 집계해 발표한 자료를 인용, TSMC가 성능 좋은 제품을 만들어서 적기에 공급한 것이 아이폰 16e 전체 생산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애플의 본사 법인은 향후 16e 출하량이 2200만대에 이를 경우, 총 2억2000만달러(약 3150억원)를 절감할 수 있고 연간 2억대 수준에 이르면 C1 칩셋의 초기 생산 비용을 20억 달러(약 2조8640억원)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마트폰 업계에선 애플이 이를 통해 퀄컴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제대로 된 '칩셋 독립'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C1은 애플이 혼자 힘으로 설계해 개발한 최초의 모뎀 칩셋이다. 베이스밴드와 5G FR1 트랜시버, 전력 관리 칩(PMIC) 등으로 구성됐다. 5G FR1 트랜시버도 TSMC의 7㎚ 공정에 의해 만들어졌다. 역대 아이폰에 탑재됐던 모뎀 중 가장 전력 효율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애플은 퀄컴과의 공급계약 기간이 아직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C1을 아이폰 16e에서부터 쓴 뒤 차후에도 계속 사용 폭을 넓혀갈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내놓은 이번 자료는 애플이 비용면에서도 C1을 활용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는 정당성을 부여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TSMC의 첨단 공정은 애플이 자체 설계한 C1을 현물로 구현해주고 비용까지 줄여주면서 칩셋 독립에 날개를 달아준 것으로 평가된다.
애플은 앞으로 아이폰 16e를 더 많이 만들어 팔 것이 유력하고 이에 따라 TSMC도 큰 수익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은 TSMC의 대표적인 '큰손' 고객이다. 애플의 수주 등에 힘입어 TSMC의 7㎚ 미만 첨단 공정 매출은 전체 매출의 70%를 넘어 이젠 73%에 달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대만 이코노믹데일리뉴스는 전했다. 세부적으론 7㎚ 출하량이 15%, 5㎚는 36%, 3㎚는 22%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3월 미국 백악관에서 발표한 1000억달러(약 146조원) 규모의 대미투자 프로젝트가 실현되면, 미국 애리조나주에 건설될 TSMC 공장에선 2㎚ 미만의 공정 물량의 30%가 생산될 예정인 것으로도 전해진다.
이에 더해 TSMC는 최근 2028년부터 1.4㎚ 공정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케빈 장 TSMC 수석부사장은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2025 북미 테크 콘퍼런스'에서 "A14(1.4나노)는 완전한 노드 전환 기반의 차세대 첨단 실리콘 기술"이라며 "N2(2나노 공정) 대비 속도는 최대 15% 빠르고 전력 소비는 30% 줄어들며 트랜지스터 집적도는 1.23배 향상됐다"고 자신했다.
대만 이코노믹데일리뉴스=윤혜중 기자
번역=아시아경제
※이 칼럼은 아시아경제와 대만 이코노믹데일리뉴스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게재되었음을 알립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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