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美 관세에 판가 인상 검토…인도 IPO는 무리 안해"

1분기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
"미국 관세 리스크로 거시경제 불확실성"
관세 피할 수 있는 美·멕시코 내 공장 활용

LG전자는 24일 트럼프발 관세 리스크에 대해 "전사 차원의 시나리오를 지속 검토하고 대응하고 있다"며 "유통과 협의를 통해 일정 수준 판가 인상을 통한 대응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강진형 기자aymsdream@

LG전자는 이날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2분기에는 미국 관세 정책 리스크 및 이와 연계된 글로벌 공급망 재편 영향으로 글로벌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우선 생산지 최적화 측면에서 관세 인상을 회피할 수 있는 미국과 멕시코 현지 공장을 최대한 활용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세탁기, 건조기 물량을 미국 테네시 공장으로 이전해 미국 생산 물량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며 "증량된 물량을 기준으로 미국향 가전 매출의 10% 후반까지 커버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이어 "향후 미국 내 생산 제품 및 시설 확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 미국 통상 정책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기존 공급 생산지와 경쟁력 수준을 다양한 시나리오별로 비교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또 "일부 고율관세 부과 국가의 생산 제품에 대해서는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에 기반한 스윙 생산 체제를 기반으로 최적의 생산지를 운영할 것"이라고 했다.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부과되는 미국발 관세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일정 수준의 가격 인상도 검토할 방침이다. LG전자는 "관세 대응 전체 금액에 대한 제조 원가 개선, 판가 인상 등 전체 로드맵은 이미 준비돼 있다"며 "판가 인상에 대한 고객사 협의는 이미 완료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3, 4분기에 상호관세가 본격화되면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며 "그 영향에 대해서는 2분기에 고객사와 별도로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생산지 체계 기반을 활용해 탄력적으로 대응하면 상당 부분 경쟁 구도상에서 LG전자가 밀리지 않고 적극 대응할 기회가 있다"며 "시장 환경과 경쟁 등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 필요하다면 판가 인상 검토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인도 법인 기업공개(IPO) 시점에 대해서는 서두르지 않겠다고 했다. LG전자는 "최근 인도 시장 성장 잠재력에 대한 국내외 투자자의 관심 높아지고, 특히 국내 주요 회사의 인도 IPO 이후 당사의 IPO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음을 인지하고 있다"며 "무리하게 상장을 서두르기보다는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시점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냉난방공조(HVAC) 사업 강화를 위해 지난해 신설한 ES사업본부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LG전자는 "경영 환경에 불확실성이 있지만, ES사업본부 매출은 올해도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내년에는 연간 매출 10조원을 돌파하고 두 자릿수에 근접한 영업이익을 달성하도록 도전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이어 "데이터센터 사업의 수주 금액은 전년 대비 190% 이상 성장을 목표로 한다"며 "글로벌 선두 시장인 북미 지역 사업 확대를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다른 기업과 협력 강화를 모색하고 추가로 다른 지역 수주를 발굴해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