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하이마트, 신규 브랜드 플럭스 론칭
기존 하이메이드 9년만에 개편
전자랜드도 '아낙' 브랜드 신규 청소기 출시
가성비로 1~2인 가구 겨냥 틈새 시장 공략
가전양판업계 대표 주자인 롯데하이마트 와 전자랜드가 자체브랜드(PB) 제품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오프라인 소비시장이 침체한 상황에서 1인 가구 등을 겨냥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상품으로 틈새 시장을 공략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는 전날부터 신규 PB 브랜드 '플럭스(PLUX)'를 선보였다. 앞서 회사가 2016년부터 운영하던 PB 브랜드 '하이메이드(HIMADE)'를 9년 만에 개편한 것이다. 플럭스는 '연결'을 뜻하는 영어단어 'Plug'와 '경험'을 의미하는 'Experience'의 합성어로 '스마트한 나(사용자)를 위해 일상에서 꼭 필요한 가치를 담아 더 나은 일상으로 연결해준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번 리뉴얼(개보수)을 위해 변화하는 인구 구조와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소비 트렌드를 분석하고 1년여간 컨설팅과 소비자 조사, 상품 기획 과정 등을 거쳤다.
플럭스는 연령을 불문한 1~2인 가구를 주요 고객층으로 정했다. 상품군은 소인 가구에 특화한 'PLUX 330ℓ 냉장고'(44만9000원)와 'PLUX 43형(109㎝) 이동형 QLED TV'(45만9000원), 'PLUX 초경량 스테이션 청소기'(24만9000원) 등이 있다. 앞서 롯데하이마트는 플럭스를 론칭하기 전 일부 제품을 통해 시장성을 검증하고 성공 가능성을 확인한 뒤 후속 상품 개발에 나섰다. 지난해 5월 선보인 245ℓ대 '싱글원 냉장고'는 출시 2주 만에 초도물량 3000대가 모두 팔리는 등 50여일 만에 판매량 1만대를 돌파했다. 또 지난해 8월에 선보인 '싱글원 청소기'도 출시한 달여만에 초도물량 2000대를 완판했다. 이들 상품은 현재 해당 카테고리에서 판매량 1위를 달린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삼성과 LG 등 대형 가전 제조사에 대한 수요가 높지만 실용적이고 가격대가 합리적인 소형 가전을 찾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다"며 "이들 고객의 니즈를 반영해 성능과 규격에서 1~2인 가구에 적합한 PB 상품으로 선택지를 넓히고, 중소 규모의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전략은 급변하는 인구 구조를 고려한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62.7%였던 1~2인 가구 비중은 2032년 71.2%, 2042년, 74.8%, 2052년 76.8%로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PB 제품에 대한 사후 관리도 강화한다. 플럭스 브랜드를 단 중소형 가전의 AS 무상 보증 기간은 기존 가전제품보다 최대 2년 늘어난 3년으로 설정했고, 대형가전은 최대 5년간 보장한다. 롯데하이마트는 향후 주방과 생활, 계절, IT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 걸쳐 새로운 PB 제품을 출시하며 연내 200여개의 플럭스 상품을 운영할 방침이다.
전자랜드도 2008년 론칭한 PB 브랜드 '아낙'을 통해 최근 30만원 미만의 청소기 '아낙 슬림 더스트 스테이션'을 내놓았다. 이는 전자랜드가 최초로 선보이는 스테이션 청소기다. 제품 무게와 부피를 줄여 신혼부부를 비롯한 1~2인 가구를 겨냥했다. 출고가는 29만9000원으로 주요 가전 제조사의 먼지통 자동 비움 청소기 가격의 절반 수준으로 판매했다.
전자랜드는 현재 서큘레이터와 가습기 등 다양한 PB 소형 가전도 운영 중이다. 회사 측은 "PB 상품을 확대해 소비자들이 주요 제조사의 프리미엄 제품뿐 아니라 가성비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을 넓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시도는 수년째 실적 부진을 겪는 가전양판업계가 돌파구를 찾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하이마트는 2020년 4조원대였던 연간 매출이 지난해 2조3567억원으로 줄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600억원에서 17억원까지 떨어졌다. 전자랜드를 운영하는 에스와이에스리테일도 2020년 8504억원이던 연간 매출이 지난해 5220억원으로 감소했고, 66억원이던 영업이익은 이듬해 -18억원으로 적자전환한 뒤 지난해 영업손실 172억원으로 적자 폭이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PB 브랜드 강화는 수익성 개선뿐 아니라 소비자를 오프라인 매장으로 유인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며 "수년간 어려움을 겪은 가전양판업계가 다양한 시도를 통해 차별화를 시도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