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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성착취 피해 청소년 자립지원금 0원…피해자 느는데 지원 시설은 감소중[성착취, 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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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지원 사각지대에 놓인 성착취 피해 청소년

편집자주아동·청소년 성매매는 성착취로 규정한다. 성적 자기결정권이 미성숙한 아동·청소년을 성적 동의, 계약의 주체로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소셜미디어, 메신저, 익명 기반 플랫폼 등을 통해 온라인에서 친밀감을 빠르게 형성하는 아동·청소년은 예전보다 더 쉽게 성착취 범죄에 휘말린다.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중앙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디지털 성범죄 피해로 지원받은 4명 중 1명은 10대(27.8%)였다. 2023년도 대비 센터의 지원을 받은 10대 피해자는 600명 이상(3.3%포인트) 늘었다. 아동·청소년 성착취 범죄는 명백한 성학대다.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방법은 없는지 실제 피해 사례를 토대로 어떤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한지 살펴본다.

#. 중학교 3학년 때 서울에 있는 성착취 피해 지원 시설에 입소해 올해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김모양은 20세가 되어 기관을 퇴소해야 하는 내년이 걱정이다. 아직 혼자서 살아갈 수 있는 준비를 다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원래 살던 집으로 다시 돌아갈 수도 없는 상황이지만 김양이 정부로부터 받을 수 있는 자립지원금은 0원이다.


26일 아시아경제가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여성가족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성착취 피해 아동·청소년을 위한 정부의 자립지원금은 '0원'으로 나타났다. 가정폭력피해자 보호시설에 거주한 아동·청소년과 폭력피해 이주여성 보호시설의 아동·청소년이 250만원, 성폭력 피해자 보호시설 퇴소시 1000만원을 받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청소년 쉼터 퇴소자도 월 50만원씩 최대 5년간 지원을 받는다.

 
성착취 피해 아동·청소년은 의료 및 법률 상담이 가능한 지원센터와 숙식 등 돌봄, 보호까지 받을 수 있는 지원시설 등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전국에 센터는 17곳, 시설은 12곳이 있다. 가정으로 복귀할 수 없는 성착취 피해 아동·청소년은 입소 후 기간에 상관 없이 19세까지 시설에 거주(2년 단위 연장)하면서 의료·법률 지원은 물론 진학을 포함해 직업훈련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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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상반기에만 아동·청소년 316명이 성착취 피해 지원 시설에 입소했다. 성폭력 피해 보호시설에 있는 아동·청소년(151명)과 비교해보면 2배 이상 많은 인원이다. 가정폭력 시설에 있는 아동·청소년(249명), 폭력피해 이주여성 보호시설 아동·청소년(168명)보다도 많다.

성착취 피해 지원 시설에 입소한 청소년들의 수가 많지만, 퇴소할 때 자립지원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한다는 것은 일시적인 피해 지원에 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성착취 피해자가 퇴소시 받을 수 있는 자립지원금 지금 여부를 검토한 적이 있지만 청소년 성착취 관련 책정된 예산이 적어서 실제로 반영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청소년들의 성착취 피해는 부모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불안정한 가정생활에서 비롯해 결국 경제적 요인까지 반영돼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더욱 장기적인 피해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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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의 수도 줄어들고 있다. 아동·청소년 성착취 피해 지원 시설은 2021년까지 전국에 15곳이 있었으나 올해 12곳으로 줄었다. 아동·청소년들이 성매매 낙인을 우려를 해 입소를 꺼리기 때문이다. 아동·청소년들은 형사 사건 등에 연루돼 검찰, 경찰을 통해서 입소하거나 대체로 성매매피해상담소, 여성긴급전화(1366) 등 유관기관 연계로 들어온다. 가정으로부터 기본적인 보호가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장기적인 대책이 요구된다.


실제로 시설에 머무는 청소년들은 진학 교육보다는 직업훈련을 지원받는 경우가 더 많았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직업훈련은 1404건, 진학 교육은 653건이었다. 가정으로 돌아갈 수 없기 때문에 경제적 안정을 통해 자립하고 싶어하는 청소년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남희 민주당 의원은 "피해 아동·청소년들이 성매매라는 단어의 낙인 때문에 시설 입소를 피하고 있어 적절한 치료와 보호를 받아야 하는 시기를 놓치고 더 큰 범죄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면서 "피해 아동·청소년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안정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자립지원금 관련 예산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디지털 성범죄, 가정폭력, 성폭력, 성매매·성착취, 교제폭력, 스토킹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계시다면 여성긴급전화 1366(☎1366)에서 365일 24시간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아동·청소년 성착취 피해 관련 상담은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청소년상담채널 디포유스(@d4youth)를 통해서도 1:1 익명 상담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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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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