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억 복권 당첨으로 인생 바뀐 노숙인…"받을 자격 있어요" 美서 칭찬 잇따라

오랜 단골이던 가게에서 복권 구입
매장 매니저와도 수년간 친분 쌓아

미 캘리포니아주의 한 노숙인이 스크래치 복권에 당첨돼 100만달러(약 14억원)를 받는 행운의 주인공이 됐다.

미 LA타임스 등에 따르면 노숙인 A씨는 이달 초 미 캘리포니아주 샌루이스오비스포의 주류 판매점 '샌디스 델리 리커'에서 5달러짜리 트리플 레드 777 스크래치 복권을 구입했다가 100만달러에 당첨됐다. 당첨 후 A씨는 "드디어 거리에서 벗어나게 됐다"며 감격스러워했다.

100만달러 복권 당첨 소식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샌디스 델리 리커 앞에 걸려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A씨의 당첨 소식에 환호하며 마치 자기 일처럼 기뻐한 사람은 이 복권을 판매한 매장의 매니저 윌슨 사만이다. 사만은 지역 언론 인터뷰에서 A씨를 '오랜 단골이자 노숙인'이라고 소개했다. 사만은 "그가 가게에서 복권을 긁더니 '세상에, 이거 진짜야?'라며 놀라워했다. A씨가 처음에는 10만달러에 당첨됐다고 생각하더라"라며 "그래서 내가 '아니다. 100만달러'라고 알려줬고 우리는 하이파이브를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사만은 수년에 걸쳐 A씨와 매우 가깝게 지내는 사이였다. 사만은 잠시 자리를 비워야 할 때 A씨에게 가게를 부탁할 정도였다. 사만은 A씨에게 일자리를 제안하기도 했지만, A씨는 무릎 부상 때문에 선반이나 냉장고를 채우는 것과 같은 필수적인 육체노동을 할 수 없다며 어쩔 수 없이 거절했다. 사만은 A씨에 대해 "매우 훌륭하고 믿음직스러운 사람"이라고 평했다.

사만은 차량이 없는 A씨를 위해 직접 운전까지 해 캘리포니아 복권 발행처로 가 당첨을 확인받을 수 있도록 돕기까지 했다. 그는 "A씨가 복권을 우편으로 보내려고 고민하길래 내가 직접 데려다줬다"고 했다. A씨는 당첨금으로 우선 중부 해안 지역에 집과 차량을 구입하고, 나머지는 투자와 저축을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복권을 판매한 매장은 당첨금의 0.5%인 5000달러(약 712만원)를 받게 된다. 사만은 2013년부터 이 매장에서 근무했지만, 이번처럼 큰 당첨을 본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해당 매장은 인스타그램에 복권 당첨 사진을 올려 단골의 당첨 소식을 축하했다. 사만은 "그는 정말 좋은 사람이고 이런 행운을 받을 자격이 있다"며 "그럴 자격이 있는 사람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서 정말 기쁘다. 그는 정말 도움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사만은 "A씨가 '선물로 받은 두 번째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당첨금 지급까지는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 A씨가 구입한 트리플 레드 777 스크래치 복권에서 100만 달러에 당첨될 확률은 204만7423분의 1이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