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M&A알쓸신잡]골프사업 이별 추진…카카오그룹 체질개선 신호탄 될까

언론사 홈 구독
언론사 홈 구독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게임·스포츠·기술 시너지 꿈꿨지만 …적자 계열사 낙인
카카오그룹, 문어발 확장에서 선택과 집중으로

"하루하루가, 전 홀과 지금이 다른 게 골프다." "욕심이 실수에 실수를 더한다."

한국 골프의 '전설' 박세리 감독이 지난해 파리올림픽 중계 도중 한 말입니다.


이는 최근 스크린골프 자회사 카카오VX 매각을 추진하는 카카오게임즈 의 상황과 묘하게 닮았습니다. 2017년 골프 산업에 전격 진출한 카카오게임즈가 이제는 골프 사업 부문에서 손을 떼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 배경과 시장 전망 등을 21일 M&A 알쓸신잡에서 정리해 봤습니다.

370억대에 인수한 마음골프…골프 산업 흐름 침체에 '흔들'

카카오VX의 역사는 2012년 설립된 스크린골프업체 마음골프에서 출발합니다. 한게임 창업 멤버인 문태식 대표가 창업한 회사로, 온라인게임 개발 경험을 살려 네트워크 대전, 아이템전 등 게임적 요소를 브랜드인 '티업비전'에 담아냈죠. 카카오게임즈는 2017년 지분 스와프 방식으로 마음골프를 100% 자회사로 편입했고, 사명도 카카오VX로 바꿨습니다. 게임과 스포츠에 인공지능(AI), 증강·가상현실(AR·VR), 위치기반(LBS)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게임의 새 장르를 만들어 내겠다는 목표도 밝혔습니다. 경영은 문 대표가 이어서 맡기로 했죠.

[M&A알쓸신잡]골프사업 이별 추진…카카오그룹 체질개선 신호탄 될까
AD
원본보기 아이콘

카카오는 특유의 캐주얼한 접근을 통해 젊은 층과 골프 초보자의 시선을 끌었습니다. 2020년엔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앞세워 브랜드를 '프렌즈 스크린'으로 통합했고, 스크린골프 연습장, 골프장 위탁 운영, 골프 예약 플랫폼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2021년 기업가치를 5000억원으로 평가받으며 원아시아와 스톤브릿지캐피탈 등으로부터 1200억원의 투자를 받기도 했죠. 2023년엔 미국·베트남 합작법인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했습니다.

다만 화려한 외형 성장과 달리 내부 실속은 없었습니다. 카카오VX는 2022년 매출액 1735억원, 당기순이익 151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듬해 매출액 1463억원, 당기순손실 108억원으로 적자 전환했죠. 지난해엔 매출액 1241억원에 당기순손실 184억원으로 실적이 더 나빠졌습니다.


외부 산업 흐름도 이 같은 실적에 영향을 줬습니다. 2020년대 들어 폭발적으로 수요가 늘었던 골프 산업은 코로나19 대유행이 종식되며 열기가 급격히 식었기 때문이죠. 골프장 내장객 수와 골프용품 판매가 모두 하락세로 돌아섰고, 특히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유입을 바탕으로 성장했던 스크린골프 시장은 수요 이탈과 고정비 증가로 수익성 한계에 봉착했습니다. 결국 핵심 사업인 스크린 골프, 골프장 예약 등만 남기고 골프용품, 대체불가토큰(NFT) 등 기타 사업을 철수하는 구조 재편에 들어갔습니다. 골프 온라인몰 홈페이지 및 오프라인 매장도 폐쇄했습니다.

카카오, 다른 계열사도 매각 채비… 그룹 체질 개선 연동

카카오게임즈는 사업보고서 등을 통해 카카오VX 매각 작업을 본격화했습니다. 다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뮤렉스파트너스와 자금 조달 문제, 기업가치 이견 등으로 진척은 더딘 상황입니다. 몸값도 시장 초기 기대치였던 5000억원에서 현재 1500억원으로 낮아졌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카카오VX 매각을 추진하며 관련 손익을 중단사업손익으로 분류했다. 카카오VX는 지난해 영업 손실을 기록했고, 골프 시장 위축으로 적자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65% 보유 지분 매각 시 자금 확보가 기대되지만, 국내 투자 시장 업황 악화로 카카오VX 지분의 실제 매각 가격은 장부가격 3420억원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습니다.

지난해 12월13일 상품판매가 전면 중지된 카카오프렌즈 골프 온라인 스토어.

지난해 12월13일 상품판매가 전면 중지된 카카오프렌즈 골프 온라인 스토어.

원본보기 아이콘

다만 카카오VX 매각은 시간 문제에 불과하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말 카카오VX와 그 종속기업으로 구성된 골프 사업 부문의 매각계획을 수립했고, 올해 계획이 이행될 것"이라며 "골프 사업 부문의 자산 및 부채를 매각할 예정으로, 영업 성과를 중단 영업으로 분류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매각 계획의 완료를 위해 비지배 주주의 동의 절차를 진행 중이며, 계약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습니다.


한편 카카오는 이미 그룹 차원에서 핵심사업 외 비핵심 계열사 매각을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앞서 카카오는 꽃 배달, 미용실 예약 서비스 등까지 150여개 계열사를 거느리며 '문어발 경영'이라는 비판을 받았는데, 지난해 말 기준 120개까지 계열사를 줄인 상태입니다. 또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시세 조종 혐의로 형사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죠. 단순한 경영 효율화를 넘어, 그룹 이미지 쇄신과 지배구조 리스크 완화 작업도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번 카카오VX의 매각이 최종 성사된다면, 카카오게임즈는 게임 중심의 핵심 역량을 더욱 담금질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10년 넘게 이어진 '카카오식 확장 전략'이 전환기를 앞둔 지금, 카카오VX도 새로운 주인을 맞이할 수 있을지 투자은행 업계는 주목하고 있습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언론사 홈 구독
언론사 홈 구독
top버튼

한 눈에 보는 오늘의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