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協, 딜로이트 연례보고서 인용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가 신약 하나를 개발하는데 평균 22억3000만달러(약 3조2750억원)를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바이오협회가 딜로이트의 연례 보고서를 인용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개 글로벌 제약회사들이 1개의 신약을 개발하는데 드는 평균 비용은 2023년 21억2000만달러(약 3조1130억원)에서 지난해 22억3000만달러로 1억1000만달러(약 1614억8000만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비용 증가는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인 '위고비'로 촉발된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의 치료제 개발 열풍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또 20개 기업 중 12개 기업의 자산당 평균 비용이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는 ▲임상시험 기간 증가 ▲복잡해진 연구 영역 ▲거시경제적 요인 ▲기술 발전 및 높은 이직률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지난해는 종료된 임상시험 신약 후보물질에 77억달러(약 11조3051억원)가 지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주목할 점은 최근 수년간 글로벌 제약사들의 연구개발(R&D) 비용 증가세가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R&D 비용은 매년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증가세를 보면 2013년~2020년 사이 연평균 증가율 7.69%에 비해 2020년~2024년에는 연평균 6.44%로 소폭 감소세에 있다. 빅파마들이 R&D 지출의 효율성을 높이는데 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R&D 비용이 증가하면서 예상 투자 수익률도 상승하고 있다. 제약 R&D의 경우, 투자 수익률(ROI)은 2023년 내부 수익률 4.3%에서 지난해 5.9%로 1.6%포인트(p) 증가했다. 주목할 점은 GLP-1을 제외할 경우 ROI는 3.8%로 떨어졌다. GLP-1 치료제가 수익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20개 제약사에서 제품당 평균 예상 최대 매출은 5억 1000만 달러(약 7473억원)였으나 GLP-1을 제외하면 이 평균은 3억 7000만 달러(약 5422억원)로 급감해 내부 수익률이 지난해에는 3.8%, 2023년에는 3.4%로 더 낮아진다는 것이다.
딜로이트 관계자는 "빅파마의 높은 내부 수익률에 영향을 준 또다른 요인은 후기 단계 파이프라인에서 잠재적인 블록버스터(연매출 1조원 이상 의약품)의 부활과 긍정적인 임상시험 결과 이후 자산에 대한 상업적 예측이 증가한 것"이라며 "특히 지난해에는 29개의 블록버스터 약물이 후기 개발 단계에 진입했으며, 이는 2023년 19개의 새로운 블록버스터 자산에서 53% 증가한 것"이라고 밝혔다.
딜로이트는 제약사들에 미충족 의료수요 영역을 목표로 할 것을 조언하기도 했다. 회사 측은 "미충족 의료수요가 높은 분야는 이미 출시된 약물에 대한 점진적인 개선보다 더 큰 복잡성과 위험을 수반하고 개발 및 규제 승인에 더 많은 시간을 소요해야 한다"면서도 "이를 추구할 만큼 대담한 기업이 얻을 수 있는 보상은 재정적으로나 글로벌 보건 결과를 개선하는 측면에서 상당할 수 있다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시켜 시장 포화도가 낮은 치료 분야의 전문성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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