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이날 오후 車 관세 발표 예고
철강·알루미늄 이어 관세 전선 확대
관세 불확실성에 투심 급랭
27일 4분기 GDP·28일 PCE 물가 발표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26일(현지시간) 나흘 만에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백악관이 이날 신규 자동차 관세 발표를 예고하자 관세 전선 확대에 대한 우려로 투심이 급격하게 얼어붙었다. 나스닥지수는 2% 넘게 급락했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32.71포인트(0.31%) 내린 4만2454.79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64.45포인트(1.12%) 떨어진 5712.2,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72.84포인트(2.04%) 미끄러진 1만7899.01에 거래를 마쳤다.
종목별로는 자동차 관련주가 내렸다. 미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는 3.12% 하락했다. 스텔란티스는 3.55% 떨어졌다. 반면 포드는 0.1% 강보합세로 가까스로 상승 마감했다.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는 5.74% 내리고, 미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5.58% 하락하는 등 기술주도 전반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나타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철강·알루미늄에 이어 자동차로 관세 전선을 확대할 것이란 백악관의 공식 발표가 주가 하락의 촉매제가 되며 시장은 나흘 연속 상승에 실패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동부시간 4시(한국시간 27일 오전 5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운 자동차 관세를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개별 품목에 대한 관세를 공식 발표하는 건 지난 12일 발효된 철강·알루미늄 관세 이후 두 번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자동차와 반도체, 의약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다음 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수 차례 예고해 온 상호관세 발표가 예정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전날 뉴스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상호적이라기 보다는 관대한(lenient)" 수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난 21일엔 상호관세에 대해 "유연성"을 거론하고, 24일에는 "여러 국가에 면제를 줄 수 있다"고 언급한 데 이어 연일 '톤'을 낮추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언과 정책이 일관성 없이 오락가락하고 있어 시장의 경계감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 양상이다.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경기 둔화 가능성 역시 투심을 압박하고 있다. 전날 발표된 미국 소비 심리 지표는 경기 하강에 대한 광범위한 우려를 보여줬다. 경제조사단체 콘퍼런스보드(CB)에 따르면 3월 소비자신뢰지수는 92.9로 2021년 초 이후 4년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앞으로 6개월 후 단기 전망을 반영한 기대 지수는 전월 대비 9.6포인트 하락한 65.2로 12년 만에 최저치, 1년 후 기대 인플레이션은 2월 5.8%에서 3월 6.2%로 상승해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비자신뢰지수는 미 경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지표라는 점에서, 이번 조사 결과를 통해 최근 소비자들의 경제 전망이 더욱 비관적으로 변했다는 사실을 파악할 수 있다.
페퍼스톤 그룹의 마이클 브라운 수석 전략가는 "관세 전선의 불확실성이 말도 안 될 정도로 높아 기업과 소비자가 하루 이상 미래를 계획하는 것이 믿기 어려울 정도로 어렵다"며 "시장 참여자들이 위험을 가격에 책정하는 건 여전히 불가능에 가깝다"고 진단했다.
B. 라일리 웰스 매니지먼트의 아트 호건 수석 시장 전략가는 "관세는 계속해서 주목을 받을 것"이라며 "트레이더들은 4월2일 발효될 미국의 상호관세와 관련해 새로운 내용을 찾으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발표가 예정된 경제 지표 또한 대기하고 있다. 27일에는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확정치, 오는 28일엔 2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공개된다. 근원 PCE 물가는 블룸버그 통신 예상치 기준 전년 동기 대비 2.7% 올라, 1월(2.6%) 보다 상승폭이 확대됐을 전망이다.
국채 금리는 상승세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전거래일 보다 4bp(1bp=0.01%포인트) 오른 4.35%,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미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2bp 상승한 4.01%를 기록하고 있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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