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무협, 대미 무역통상현안 간담회 개최
철강 25% 관세 이어 내달 초 상호관세 예정
삼성·현대차·포스코 등 주요 수출기업 총출동
"관세 타격 최소화…정부, 전략적 대응 필요"
트럼프 행정부가 촉발한 '관세 폭탄'의 영향권에 들어온 우리 수출 기업들이 정부 고위 관계자를 만나 애로사항을 털어놨다. 철강·알루미늄에 대해 25% 수준의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내달 2일 상호관세 현실화 가능성까지 높아지면서 기업들의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정부는 미국과의 물밑 협상을 통해 관세 타격을 줄이고 기업들에 맞는 지원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2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한국무역협회와 산업부가 공동 개최한 '대미(對美) 무역통상현안 간담회'에서 "미국에 관세 면제를 요청하고, 적어도 여타 국가 대비 차별적 관세를 부과하지 않도록 적극 협의 중"이라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으로 무역 장벽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점도 적극 알리고 있다"고 밝혔다.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과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주요 수출 기업 및 협회·단체 임원들이 2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한국무역협회와 산업부가 공동 개최한 '대미(對美) 무역통상현안 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제공
정 본부장은 "우리 기업들의 이익을 최대한 보호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미 행정부와 협의해 나갈 것"이라며 "외국의 불공정 무역 시도에 대해 우회덤핑 방지를 위한 법령 개정, 철강제품 품질검사증명서 제출 제도화 등 불공정 수입 모니터링 강화 등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비공개 간담회엔 정인교 본부장과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을 비롯해 자동차·반도체·변압기·철강·가전 등 주요 대미 수출 분야 협회·단체 임원들이 나와 의견을 나눴다.
기업에선 ▲강연호 삼성전자 상무 ▲윤훈기 LG전자 상무 ▲이준영 현대차 상무 ▲배진성 포스코 그룹장 ▲신승훈 현대제철 상무 ▲김주윤 HD현대일렉트릭 상무 ▲강현범 HD현대에너지솔루션 상무 ▲박태영 효성중공업 전무 등 통상 실무를 담당하는 임원들이 참석했다.
한 기업 임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정책들이 시시각각 뒤바뀌고 있어 기업 입장에서 장단을 맞추기 어렵다"며 "오늘 자리를 통해 정부에 우려와 애로사항을 전달하고, 정부가 기업들을 위해 어떤 정책을 준비 중인지 듣고자 한다. 정부와 기업의 협력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산업부 당국자는 "정부가 물밑에서 어떤 협상을 진행 중인지, 또 정부 차원에서 파악하고 있는 (미국의 통상 정책 등 동향) 내용을 공유할 계획"이라며 "기업들이 어떤 점을 궁금해 하고, 어떤 부분에서 애로를 느끼는지 경청하고 필요한 대책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과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주요 수출 기업 및 협회·단체 임원들이 2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한국무역협회와 산업부가 공동 개최한 '대미(對美) 무역통상현안 간담회'에서 미 행정부의 관세 조치 등 통상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제공
원본보기 아이콘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서 기업들은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에 더해 내달 초 예정된 상호관세가 우리 대미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부의 역할을 요청했다.
특히 경쟁국과 동등한 수준의 관세 협상 등 적극적인 통상 대응과 국내 산업계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에 대한 필요성이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미국으로 수출이 어려워진 경쟁사 제품들이 우리 시장으로 들어와 교란을 일으키거나, 미국향 수출 우회 통로 등으로 악용될 우려에 대해서도 정부가 전략적인 대응에 나서줄 것으로 강하게 요청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이날 간담회를 시작으로 매달 업종별 간담회를 열어 업계 애로사항을 청취할 예정이다. 향후 이뤄질 통상 조치에 따른 영향을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도 준비 중이다.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발 자국 우선주의 및 보호무역 조치로 인해 지난 수십년간 구축된 다자무역체계가 위기에 직면했다"며 "정부와 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대미 수출 원동력을 유지하기 위한 활발한 논의가 이어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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