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현 부회장, '기술력 제고' 사업전략 발표
中 업체들 추격…고부가 시장 공략으로 대응
"파운드리 2나노 완성도 높이고 1나노 개발"
'삼성 반도체'를 이끄는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은 부진했던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실적을 반드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빠르면 올해 2분기, 늦어도 하반기부터 HBM3E 12단 제품을 빠르게 시장에 공급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전영현 부회장은 19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6기 정기 주주총회 이후 진행된 '2025년 사업전략 공유 및 주주와의 대화'에서 '삼성전자 주가 부진의 원인이 반도체 시황 때문인지, 경쟁력 문제인지' 묻는 말에 이같이 답변했다. 이어 "인공지능(AI) 디램(DRAM) 시장 전환에 속도를 내 고객 수요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며 "HBM4 및 커스텀 HBM 시장에선 지난해의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하고 있으며 차질 없이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 19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6기 정기 주주총회 이후 올해 반도체 사업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저가 공세로 시장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데 대해서는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전략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전 부회장은 "중국 로컬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디램과 낸드(NAND) 시장에 본격 참여하고 있으며 로우엔드(저가형) 시장을 중심으로 진입 중"이라며 "삼성전자는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HBM, DDR5, 서버용 SSD 등 고성능·고용량 제품에서 차별화를 꾀할 것"이라며 "DDR4 시장에 수요 변화에 맞춰 탄력적으로 대응하면서도, 고부가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부연했다. DDR은 더블 데이터 레이트(Double Data Rate) 기술이 적용된 D램의 한 종류다. 중국 업체들이 주력하는 DDR4는 저가, DDR5는 고부가 제품으로 본다.
전 부회장은 고부가 시장 공략의 방향성으로 '선단(첨단) 노드 경쟁력 강화'를 강조했다. 그는 "중국 업체들도 향후 하이엔드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삼성전자는 제품 성능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라며 "저전력 반도체 기술을 적극 적용해 성능 차별화를 이루고, 소모 전력을 줄이는 방향으로 차세대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진이 지속되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에 대한 주주들의 지적도 잇따랐다. 한진만 파운드리사업부장은 "내부적으로도 파운드리 사업의 운영과 기술 개발 상황을 면밀히 분석했고, 고객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삼성전자의 현 위치를 다시 점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3나노 및 2나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을 선도적으로 개발 중이고 선단 노드에서 의미 있는 플레이어로 자리 잡는 게 중요하다"며 "고객 니즈에 맞춰 공정을 최적화하는 것뿐 아니라 수율 안정화 및 램프업(양산 속도 개선)에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주주와의 대화'에 앞서 전영현 부회장은 올해 DS부문 사업전략에 대해 "근원적 경쟁력 회복을 목표로 중장기 전략을 실행하겠다"고 소개했다. 특히 파운드리에 대해서는 "2나노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고 1나노대 차세대 공정을 개발해 글로벌 시장에서 강한 기술·제조 역량을 갖추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기존에 강점을 보인 모바일 외 고성능컴퓨팅(HPC) 맞춤 고성능·저전력 반도체를 공급하고, 차량용 반도체는 고객 맞춤형 솔루션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날 주주총회 이후 진행된 간담회에는 ▲한종희 DX부문장(부회장)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 ▲한진만 파운드리사업부장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 ▲송재혁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전경훈 DX부문 CTO ▲용석우 VD사업부장 ▲김우준 네트워크사업부장 ▲노태문 MX사업부장 ▲박순철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주요 경영진 10명이 참여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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