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탄핵심판 선고 임박, 21일 유력
후유증 우려, 여야 서로 "승복하라" 공방
윤 대통령, 여야 대표 등 승복 메시지 필요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 기일을 이르면 오늘이나 내일 중 지정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치권의 긴장감이 높아가고 있다. 특히 헌재 판단 결과에 대한 '승복' 여부를 둘러싸고 여야 공방이 치열하다. 18일 헌법재판소는 오후 2시 박성재 법무부 장관의 탄핵심판 첫 변론을 진행한다. 헌재가 오늘이나 내일 중 선고 기일을 지정한다면 이번 주 목요일이나 금요일, 특히 21일 금요일에 선고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선고를 앞둔 헌법재판소는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재판소 담장 위에는 군 철책선과 유사한 철조망이 설치됐고, 주변은 경찰 버스 차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최근 온라인상에서는 헌법재판관 등을 향한 협박 글이 177건이나 게시됐다. 경찰은 현재까지 25명을 검거하고 1명을 구속했다. 협박글을 올릴 경우 3년 이하 징역이나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여야 정치권에서는 헌재 판단 결과에 대한 '승복' 문제를 놓고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당 공식 입장은 헌재 판단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고,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도 "헌재 판단은 당연히 존중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민주당에 승복 선언을 요구하고, 민주당은 국민의힘에 "말로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라"고 맞서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아직 공식적으로 헌재 판단에 승복하겠다는 메시지를 내놓지 않고 있다. 윤 대통령 측 석동현 변호사는 "당연히 승복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윤 대통령이 직접 메시지를 낸 적은 없다. 이재명 대표도 유튜브 출연을 통해 비슷한 언급을 한 바 있으나, 공식적인 언급은 하지 않고 있다.
이는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와는 다른 양상이다. 당시에는 여야 4당 원내대표들이 공식적으로 헌재 선고 결과에 승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헌정회는 국회 차원에서 승복 결의안을 추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탄핵 소추된 당사자인 윤석열 대통령의 태도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 8일 서울구치소에서 관저로 돌아온 이후 윤 대통령은 외부 일정 없이 독서와 관저 내부 산책으로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탄핵 심판 선고가 나기 전까지 외부 일정을 갖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차분하고 담담하게 기다린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표의 측근인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방송에 출연해 "윤 대통령이 사전에 승복 메시지를 낼 가능성이 없다"고 봤다. 근거로는 윤 대통령이 구치소에서 나오면서 주먹을 쥐고 미소를 지은 점과 국민의힘 의원 상당수가 장외에서 과격한 발언을 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그러나 선고 직후라도 대통령의 메시지 발표 필요성은 계속 제기되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은 "헌재에서 기각 결정이 나오면 복귀하면 되는 거고, 인용 결정이 나오면 즉시 승복 메시지를 내주는 것이 대통령으로서의 마지막 도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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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상황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와 상황이 다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는 찬성 여론이 압도적이었음에도 선고 이후 4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폭력 사태가 벌어졌다. 지금은 탄핵에 반대하는 여론도 40%에 달해 선고 후 사회적 후유증이 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권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여야가 국회 차원에서 승복을 선언하고, 그 이후 국민 통합으로 나아가자는 의원들의 결의,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승복 선언, 여야 대표의 선언 등이 종합적으로 이루어져야 극단으로 치닫는 사회적 갈등을 완화하고 선고 이후의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kumk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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