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테이블 다시 앉은 MBK
라이신 경쟁력 반등 가능성 주목
홈플러스 법정관리 변수...기존 임직원 반발 가능성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가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부의 유력 원매자로 나선 가운데, 홈플러스 법정관리가 변수로 떠올랐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바이오사업부(그린바이오) 매각 절차가 재개됐다. CJ 측은 바이오사업부의 인수가로 5조∼6조원을 희망하고 있어 올해 최대 ‘빅딜’로 꼽힌다.
이번 딜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흐지부지되는 모습이었다. MBK를 비롯해, 중국 광신그룹, 매화그룹 등이 인수전에 뛰어들며 경쟁을 벌였지만 인수가에서 CJ제일제당 측과 눈높이가 맞지 않은 탓에 관련 논의가 사실상 중단됐다.
하지만 최근 MBK는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바이오사업부가 지난해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기록한 점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사업부는 작년 매출 4조2095억원, 영업이익 3376억원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2023년 2513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바이오사업부는 올해도 견조한 실적이 예상된다. 김진우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월 유럽연합(EU)의 중국산 아미노산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가 확정되면서 반사이익이 기대된다”면서 “대형 아미노산의 판가 개선과 더불어 고수익 스페셜티 제품의 지속적인 성장으로 올해 영업이익은 3814억원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실적 호조는 CJ제일제당 입장에선 매각 협상에 힘을 실어줄 카드다. 또 지난 매각 협상에서 문제가 됐던 양측의 인수가에 대한 이견이 좁혀질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문제는 새로운 변수로 떠오른 홈플러스다. MBK가 홈플러스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하면서 MBK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바이오사업부는 ‘카브아웃(carve-out)’ 거래로 진행된다. 주요 그룹의 사업재편·구조조정 과정에서 각 계열사의 특정 부문이나 비핵심 자산을 분리해 매각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인 기업 인수합병(M&A)과 달리 매각 대상이 독립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에서 특수성이 있다.
특히 카브아웃 거래에선 한순간에 회사가 변경되기 때문에 기존 임직원을 다독이는 것이 큰 과제 중 하나다.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 임직원에 대한 위로금 지급 등 적절한 조치를 통해 분쟁의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최근 홈플러스 기업회생 절차 돌입 여파로, 기존 바이오사업부 임직원이 MBK의 인수에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바이오사업부 매각 추진이 공식화되면서 중국 자본이 인수할 수 있다는 소식에 내부 직원의 동요가 있었다"면서 "최근 홈플러스 법정관리를 두고 MBK를 향한 여론이 좋지 않아, 임직원의 불만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CJ제일제당은 매각 주관사로 모건스탠리를 선정하고 바이오 매출의 약 90%를 차지하는 그린바이오사업 매각을 본격 추진했다. 바이오사업부는 동물 사료용 첨가제 및 식품 등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사료용 아미노산 중 라이신, 트립토판 등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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