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FOMC 의사록 공개
"무역·이민 정책, 디스인플레 과정 방해"
금리 추가 인하 전 인플레 진전 필요성 언급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위원들이 '관세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진전을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플레이션이 추가 하락할 때까지 금리 인하를 보류해야 한다는 데 대해서도 의견을 모았다.
19일(현지시간) Fed가 공개한 올해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은 "무역·이민 정책의 잠재적 변화, 강력한 소비자 수요 영향을 포함해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 과정을 방해할 가능성이 있는 다른 요인들이 언급됐다"고 밝혔다.
의사록은 "여러 지역의 기업들은 회사가 잠재적 관세로 인해 발생하는 투입 비용 상승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려고 시도할 것이라고 했다"며 정책 당국자들이 "일반적으로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한 상향 위험을 지적했다"고 썼다.
관세 인상, 불법이민 금지 등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물가를 밀어 올리는 '트럼플레이션'에 대한 Fed 위원들의 우려가 의사록에 반영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중국산 모든 수입품에 10%의 추가 관세, 미국으로 들어 오는 모든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25% 관세를 발표한 데 이어 오는 4월2일 자동차에 25%, 반도체·의약품에 25% 이상의 신규 관세 조치를 내놓겠다고 예고했다.
이처럼 인플레이션 반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은 상황에서 의사록은 신중한 통화완화 기조를 재확인했다.
의사록은 현재 정책이 금리 인하 전보다 "상당히 덜 제약적"이라며 추가 조치 전 상황을 평가할 시간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참가자들은 경제가 최대 고용 수준에 가깝게 유지될 경우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추가 조정하기 전 인플레이션이 더 진전되길 원한다는 뜻을 나타냈다"며 "많은 참가자는 경제가 강세를 유지하고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경우 정책 금리를 제약적인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Fed는 지난해 9월 금리 인하를 시작, 3회에 걸쳐 연속적으로 총 1%포인트 낮춘 뒤 올해 1월 연 4.25~4.5%로 첫 동결 조치했다. 의사록에 따르면 Fed 위원들 상당수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를 향해 추가 진전을 보인 뒤에 금리 인하를 재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주 의회에 출석해 "추가 금리 인하를 위해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제롬 파월 Fed 의장의 통화정책 기조가 지난달 FOMC 의사록을 통해 재차 확인된 것으로 볼 수 있다.
Fed가 신중한 통화완화 기조의 배경으로 지목한 인플레이션은 최근 들어 반등세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주거비와 식료품, 에너지 가격이 고루 오르며 다시 3%대에 진입했다. 전년 동기 대비 3% 올라 직전 월 수치와 예상치(각각 2.9%)를 모두 상회했다.
아울러 의사록은 재정적자 심화로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상향 논란이 반복될 가능성에 대해 일부 Fed 위원들이 우려를 표명했다고 썼다.
시장은 Fed가 올해 금리를 동결하거나 한 차례 인하할 가능성을 50% 넘게 반영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Fed가 올해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16.6%, 1회 인하할 가능성을 35.8% 반영하고 있다. 금리를 2회 인하할 가능성은 30.6%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