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0일 주주총회에 안건 상정
반도체·ICT 전문가 영입…자율주행 시대 대비
진은숙 ICT 부사장 사내이사 선임 추천
도진명 전 퀄컴 아시아 부회장 사외이사 후보 올라
현대자동차가 정보통신기술(ICT)과 반도체 전문가 중심으로 이사회 구성을 재편한다. 삼성전자가 앞서 반도체 전문가들을 이사로 영입했는데, 현대차도 같은 행보를 보인 것이다. 우리 경제의 핵심인 반도체와 자동차 1위 기업이 모두 기술 중심으로 경영을 펼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미래 모빌리티 핵심 기술 전문가를 이사회에 영입하면서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전환을 넘어 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포석을 깔았다는 평가다.
현대차 는 19일 1명의 사내이사와 3명의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3월 주주총회에 상정한다고 공시했다. 신규 사내이사 후보에는 진은숙 현대차 ICT 본부장(부사장)이 올랐으며 도진명 전 퀄컴 아시아 부회장이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됐다. ICT와 반도체 전문가로 이사회 구성을 강화한 것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사내이사로 재선임되며 장재훈 부회장은 현대차 사내이사에서 물러나 현대차·기아의 완성차 부문을 총괄하게 된다.
현대차가 반도체 전문가들을 이사회로 영입한 건 기술이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현대차는 자율주행차를 개발 중인데,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자율주행 구현을 위해선 ICT와 반도체 기술이 필수다. 자율주행차는 센서, 통신,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ICT 기술의 융합을 통해 완성된다. 소프트웨어 기술을 뒷받침해줄 AI 반도체 개발도 병행해야 한다. 이번 현대차의 이사회 개편은 앞으로 늘어날 ICT·반도체 분야의 의사 결정에 대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진 부사장은 NHN 총괄이사 출신으로 2021년 현대차에 합류해 올해 5월부터 ICT 담당을 맡고 있다. 사내이사에 선임되면 현대차 최초의 여성 사내이사가 된다.
현대차는 "이사회의 기술적 의사 역량이 더욱 강조되는 상황에서 현대차의 기술 진행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진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해 깊이 있고 발전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추천 사유를 밝혔다.
도 전 부회장은 퀄컴 아시아 부회장을 맡은 반도체 전문가이자 AI와 수소 분야 등 다양한 산업 분야 경험을 보유한 인물이다. 그는 "축적한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급변하는 자동차 산업에 직면한 현대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전략을 설정하고 추진하는 데 기여하겠다"며 직무 수행 계획을 밝혔다.
나머지 2명의 사외이사는 김수이 전 CPPIB(Canada Pension Plan Investment Board) 글로벌 PE 대표와 벤자민 탄 전 싱가포르투자청(GIC) 아시아 포트폴리오 매니저 등 자본시장 출신 전문가로 채워진다.
이들 후보자는 다음 달 20일 서울시 서초구 엘타워에서 개최되는 주주총회에서 안건이 통과되면 사내·외 이사회 멤버로 선임된다. 현대차는 이번 주주총회에서 분기 배당 절차를 개선하고 사업 목적에 ‘수소 사업 및 기타 관련 사업’의 내용을 추가하는 안건도 상정할 예정이다.
기아도 오는 3월 14일 주주총회에서 3명의 사내이사와 1명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상정한다. 정의선 회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올해 이사 보수 한도도 175억원으로 늘릴 예정이다. 그동안 정 회장은 기아 사내이사에 이름은 올렸지만 보수는 받지 않았다. 현대차그룹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기아에 대한 정 회장의 기여를 고려했다며 책임 경영 강화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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