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년 전체 D램 매출 중 HBM 비중 30.6% 차지
앞으로 5~6년 내 글로벌 반도체 시장 규모가 1조달러(약 1443조원)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주요 클라우드서비스공급자(CSP)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이로 인한 그래픽처리장치(GPU) 및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가 시장을 견인할 것이란 분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의 애널리스트인 가우라브 굽타는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세미콘 코리아 2025'의 기자간담회에서 "2030년이나 2031년이면 전 세계 반도체 산업 매출이 1조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GPU와 AI 프로세서가 성장세를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트너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8년까지 GPU 및 메모리가 이끄는 반도체 시장(매출기준)의 연평균성장률(CAGR)은 9.4%로 전망된다.
올해 시장 규모는 지난해(6260억달러)보다 12.7% 늘어난 7050억달러로 예상됐다. 굽타 애널리스트는 "올해는 (AI 메모리)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상승하고,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오토 고성능컴퓨팅(HPC) 등 자동차 반도체 시장의 성장도 실적 견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미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의 지역 투자 확대도 긍정적 요소다. 빅테크들이 앞다퉈 데이터센터를 늘리면 GPU를 비롯한 HBM 등 AI 반도체 수요도 늘 수밖에 없다.
클락 청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시니어 디렉터는 "상위 CSP의 설비 투자 규모는 2018년 800억달러 수준에서 작년에는 2000억달러, 올해는 2500억달러로 늘 것"이라며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서버, 데이터센터가 차지하는 부분도 2030년에는 34%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AI 반도체의 핵심인 HBM의 성장은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굽타 애널리스트는 "올해도 HBM은 많은 관심을 받을 것"이라며 "2028년 전체 D램 시장에서 HBM 비중은 30.6% 비중을 차지하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주요 공급사들의 기술이 성숙해지면서 수율 향상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 성숙에 따라) HBM의 단수도 8단에서 16단으로, 향후 20단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올해 1분기까지는 D램, 낸드 등 메모리 가격 하락이 이어지는 한편, 하반기부터는 점차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굽타 애널리스트는 "낸드의 경우 PC나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줄어 올해 1분기에는 가격이 내려가겠지만, 하반기에는 공급이 줄면서 가격이 다시 회복될 것"이라며 "D램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미 낸드는 공급 과잉에 따라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글로벌 메모리 공급사들은 최근 낸드 감산에 돌입한 상태다.
청 디렉터 역시 "메모리 가격이 올해 1분기에는 역풍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3분기와 4분기에 걸쳐 회복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 대해서는 전체적으로 성장세를 보이지만 업계 1위인 대만 TSMC의 독주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청 디렉터는 "파운드리 업체들이 첨단 패키징을 강화하면서 매출이 증가하고, 설비투자도 2026년까지는 늘어날 것"이라며 "첨단 파운드리 회사로 TSMC, 인텔, 삼성전자가 있지만 TSMC를 제외하고는 어려움이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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